[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라팍이었다면 아마…”

삼성이 4연패에서 탈출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25) 활약이 눈부셨다. 책임감과 함께 선발로 등판해 6이닝 1실점 했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4회말 박동원 타석이 아찔했다. 홈런성 타구는 좌익수 구자욱에게 잡혔다. 원태인은 홈런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원태인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전에서 6이닝 5안타 2사사구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쐈다. ‘만점 활약’이다.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4회말 원태인은 박동원에 큼지막한 타구를 내줬다. 맞는 순간 홈런을 예상하게 하는 타구였다. 마지막까지 힘이 실리지 못했다. 담장 바로 앞에서 구자욱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넘어갔으면 2-3으로 역전당하는 상황이었다.

원태인은 “넘어가는 줄 알았다. 라팍(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을 쓰는 투수로서 라팍이었다면 그 타구는 무조건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에 떨어졌을 거로 생각한다”며 웃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줄여서 ‘라팍’이라 불리는 삼성 홈구장은 타자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외야가 육각형 형태를 띤다. 좌·우중간 펜스 거리가 107m로 다른 구장에 비해 짧다. 홈런이 나오기 유리한 조건이다.

그렇기에 박동원의 큼지막한 타구를 보고 홈런을 ‘직감’한 것. 원태인은 넘어가는(?) 공을 바라보지 않고 다음 타석을 준비했다고 한다.

원태인은 “맞자마자 무조건 넘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 봤다. 함성이 크더라. LG팬들 함성인 줄 알았다. 이후 뒤를 돌아보니까 주자가 귀루하더라. 공도 돌아왔다. 그제야 (강)민호 형을 보니까 안 넘어갔다고 하더라”며 미소 지었다.

쳐다보지 않았기에 정확한 상황은 몰랐다. 그래도 일단 잡아 준 구자욱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분명 ‘호수비’가 나왔기에 아웃이 올라갔다고 생각한 것.

원태인은 “타구를 보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구)자욱이 형이 좋은 수비를 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감사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잠실이 좋긴 좋네요”라는 농담으로 4회말 상황을 정리했다. sk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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