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웃으면 보낼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정관장에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했다.

1~2차전 승리 후 3~4차전에서 패해 위기에 몰렸던 흥국생명은 챔프전 전적에서 3승2패로 앞선 흥국생명은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역대 네 번째 통합 우승이기도 하다.

지난 두 시즌간 챔프전에서 모두 패해 ‘트라우마’에 빠질 뻔했던 흥국생명은 극적인 우승을 통해 숙원을 풀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 내내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다. 초반 접전 속 7-9로 뒤진 후 계속해서 열세였다. 세트 중반 이후에는 14-19 5점 차까지 뒤졌다. 어려운 상황에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정윤주 대신 김다은을, 투트쿠 대신 도수빈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왔다. 순식간에 따라가 22-21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는 듀스로 향했고, 김다은의 블로킹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 양상도 거의 똑같았다. 흥국생명은 초반 4-8로 뒤졌고, 중반에는 12-17 5점 차로 밀렸다. 위기였지만 계속해서 추격했고, 21-24로 뒤진 상황에서 블로킹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김연경의 마무리 득점으로 세트스코어 2-0을 만들었다.

3세트에도 흥국생명은 주도권을 내주며 세트를 시작했다. 1-6 5점 차로 밀렸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아본단자 감독은 김다은을 빼고 다시 정윤주를 투입했다. 변화를 줬으나 분위기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고, 12-16으로 뒤진 채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했다. 이번에도 흥국생명은 뒷심을 발휘했다. 16-21에서 빠르게 추격해 23-23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한번 역전을 노렸지만 막판에 오히려 흥국생명이 흔들리면서 연이어 실점, 세트를 내줬다.

1~3세트와 마찬가지로 흥국생명은 4세트에도 초반 3-9로 밀린 채 어렵게 세트에 돌입했다. 설상가상 리베로 신연경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도수빈으로 교체됐다. 악조건 속에서도 흥국생명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5-13으로 크게 밀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 세트 막판 23-24 1점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끝내 듀스까지 경기를 끌고 가지 못하며 세트스코어 동점을 허용했다.

흐름을 내준 흥국생명은 5세트 초반 3-2로 앞서며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갔다. 집중력을 유지한 흥국생명은 접전 속 리드를 잘 지켰고, 투트쿠의 활약으로 결국 승자가 됐다.

이번 챔프전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연경은 압도적인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1, 2세트 나란히 10득점씩을 책임지며 상대 기를 꺾었다. 3세트 3득점, 4세트 7득점, 5세트 득점을 추가해 34득점을 책임졌다. 블로킹도 7회나 기록하며 높이로 상대를 제압했다. 투트쿠가 26득점으로 힘을 보탠 것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정관장은 경기 내내 후반까지 넉넉하게 앞서다 뒷심 부족으로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가까스로 5세트로 승부를 끌고 갔지만 막판 힘싸움에서 밀리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