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이정후가 돌아왔다!”
‘원샷 원킬’이다. 빠르고 경쾌한 스윙. 그러면서도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 교과서 같은 밸런스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호쾌한 한 방으로 ‘3번타자’ 출전 이유를 증명했다.
이정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메이저리그(ML) 시범경기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지난해 4월 애리조나전 이후 10개월여 만에 본 손맛인데, 어깨 수술 후 두 번째 실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1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체이스 달랜더가 던진 시속 156.1㎞짜리 속구를 걷어 올려 우측 펜스 뒤로 보냈다. 첫 시범경기에서도 첫 타석에서 단 한 번의 스윙으로 안타를 뽑아낸 데 이어 2연속경기 스윙 한 번으로 최상의 결과값을 만들어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정후가 돌아왔다!’는 메시지와 함께 홈런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속 이정후는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처럼 오른발을 몸 중심쪽으로 당겨 타이밍을 잰 뒤 벼락같은 스윙을 한다. 준비자세부터 스트라이드-스윙-폴로스루로 이어지는 동작에 머리가 제 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타격할 때 보폭이 큰 편이어서 몸 전체가 투수쪽으로 살짝 이격하는 인상이 사라졌다. 타격자세는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른바 ‘제자리 턴’으로 파괴력을 극대화한 것처럼 보인다. 타구도 매우 빠르게 날아갔는데, 정작 이정후의 스윙은 매우 부드러워 보였다.

후속 타석에서는 볼넷 하나를 얻는 데 그쳤지만, 빅리그급 투수가 던지는 빠른 공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타석 수를 늘려가며 변화구까지 눈에 익히면, 전매특허인 ‘모든 스윙을 인플레이 타구로 연결하는 콘택트 능력’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경기 타율은 4할(5타수 2안타). 타율보다 타이밍, 타구속도, 방향 등이 매우 중요한데, 일단 빠른 공을 우측으로 보낸다는 점에서 개막준비가 ‘순조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는 변화구를 공략해 좌중간으로 보내는 이정후의 모습을 기대한다.
한편 LA다저스 김혜성(26)은 이날 신시내티전에 결장했다. 2루수와 유격수, 중견수 등 멀티 유틸리티로 가능성을 점검받는 김혜성은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 덕에 현지 매체를 통해 “개막 26인 로스터에 포함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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