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박수받을 때 떠나기를 원했다.
김연경은 1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한 뒤 은퇴를 발표했다.
김연경은 이번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 빠르게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여러 관계 때문에 말을 못 해 죄송하다”라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즌 잘 마무리하겠다. 마지막 제 경기를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 팀원들도 잘 도와줄 것이다. 이번시즌 많이 성장한 선수들이 있다. 좋은 마무리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발표다. 1988년생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인해 많은 배구 관계자가 김연경의 은퇴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김연경은 여전히 V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시즌에도 공격종합 2위, 리시브 2위에 자리하며 공수에 걸쳐 정상을 지키고 있다.

현재 기량과 별개로 김연경은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그는 “생각은 계속해왔다. 워낙 오래 했다. 많은 고민을 하기는 했다. 주변 이야기도 듣고 개인적으로 생각도 많이 했다. 지금이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좋을 때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기에 관한 고민이 있었다.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만두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라면서 “결정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아쉽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언제 은퇴해도 아쉬울 것”이라고 단호하게 생각을 밝혔다.
‘김연경스러운’ 결정이다. 김연경은 지난시즌 종료 후 흥국생명과 재계약할 때 시상식에서 ‘쿨하게’ 현역 연장을 발표해 박수를 받았다. 이번에도 명확하게 ‘라스트 댄스’를 발표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발표다. 최근 전설의 리베로 김해란 은퇴식에서 김연경은 “곧 따라가겠다”라며 은퇴를 암시했다. 이변 없이 김연경은 거취를 밝혔다.
흥국생명은 현재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정관장, 3위 현대건설엘 14점이나 앞선 선두라 정규리그 1위가 유력하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면 우승 가능성도 커진다.
김연경은 “누구나 좋은 마무리를 원한다. 비시즌부터 너무 잘 준비해왔다. 이 흐름을 가져가서 우승으로 마무리하면 좋겠다. 보상받고 싶다”라며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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