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배우 윤종훈은 죽었다 살아나는 이른바 ‘순옥적 허용’의 주인공이다.

그는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SBS ‘펜트하우스’(2020~2021) 시리즈 전편과 SBS ‘7인의 탈출’(2023), SBS ‘7인의 부활’까지 총 5작품을 함께했다. 이쯤되면 김작가의 숨겨놓은 페르소나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 18일 종영한 ‘7인의 부활’은 지난해 9월 방송된 ‘7인의 탈출’의 시즌2다. 스타 작가로 꼽히는 ‘막장대모’ 김순옥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지만 줄곧 3~4%대 시청률을 유지하다 마지막 회 시청률 4.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마쳤다.

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른바 ‘피카레스크’식 구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윤종훈이 맡은 양진모는 술집 종업원으로 시작해 연예 기획자, 서울시 정무부시장 자리까지 오르는 인물이다. 시즌1인 ‘7인의 탈출’에서는 메인 빌런이었지만 시즌 2인 ‘7인의 부활’에서는 자신의 과오를 바로잡으려 한다.

윤종훈은 “시즌1에 처음 들어갈 때 PD님과 작가님이 ‘윤종훈이 아닌 연기’를 요구했다. 발성과 호흡을 실험적으로 시도해봤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실패라고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헤어스타일도 삭발을 할까, 장발을 할지 고민했어요. PD님이 레퍼런스 자료를 주셨는데 저만 두껍더라고요. (웃음) 고민 끝에 장발을 하기로 하고 최대한 머리를 길렀어요. 의상도 억세 보이는 호피, 모피 의상을 입으며 신경썼죠.”

순한 외모의 윤종훈에게 악역 연기는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착해서 잘하겠냐’는 의문 부호를 떨쳐내는 게 관건이었다. 그는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밤새워 공부하고 고민했다”며 “스스로 어색할 때도 있었고 부끄러운 장면도 있었다.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포인트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극 중에서 양진모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다시 살아난다. 그는 “저도 대본 받아보고 놀랐다. 귀띔도 없었다”며 “대본을 받아보고 알았다”고 웃어 보였다.

극 중 양진모가 개과천선하면서 윤종훈이 악역을 대하는 생각도 변했다. 윤종훈은 “격한 감정을 보이기 위해 일부러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진실한 감정을 전달할 때 감동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달했다”며 “어떻게 하면 극적으로 보일까 고민한 시기도 있었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었다. 그걸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윤종훈은 ‘7인의 탈출’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말했다.그는 “속상하든, 기분이 안 좋든 감정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며 “객관화된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점에 도달한 것 같다. 한 발자국 나아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tvN ‘몬스타’(2013)로 데뷔한 윤종훈은 어느덧 배우생활 11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드라마만 34작품에 출연했고 영화도 11편이나 출연하며 부지런히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렸다.

“배우로서 기로에 선 거 같아요.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 윤종훈의 작품은 볼만하다는 신뢰를 주고 싶어요.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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