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음주 운전’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의 소속사가 난데없이 ‘공황 장애’를 들고 나왔다. 사고 직후 1차 해명에는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아 이런 해명에 의문을 낳고 있다.

김호중의 친척 형이자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이광득 대표는 16일 오전 공식입장을 내어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하여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하다”라고 밝혔다.

해명에 논리적 모순이 상당하다. 사고 후 미조치는 ‘뺑소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김호중이 택시를 치고 난 뒤 곧장 도주하는 모습이 나온다. 공황장애가 왔다면 당시 경황이 없어 차를 다시 몰고 달아날 생각을 하기 어렵다. 공황장애 환자는 대체로 이런 상황이 오면 과호흡 등이 와 주저 앉는다. 환자가 아니라도 사고가 난 자리에서 비상등을 켠 뒤 내리는 게 상식적인 모습이다.

사고를 인지한 뒤 핸들을 틀어 빠르게 달아난 것을 보면 음주 의혹을 피하기 위해 도주한 것으로 밖에 생각하기가 어렵다. 결국 한참을 달린 뒤 통화를 하고 사고 수습을 위해 소속사 직원들이 나와 대신 죄를 뒤집어 쓴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다”며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하였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내가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음주가 아닌 운전미숙이라면 현장에서 곧바로 경찰과 보험사를 불러 사고를 수습하면 될 일이다. 앞 범퍼 수리비와 상대측 택시에 탑승한 사람들에게 사고에 따른 치료비와 합의금을 보험사를 통해 지급하면 단순 접촉 사고로 끝난다.

그런데도 석연치 않은 일을 너무 많이 벌였다. 메모리 카드 제거, 김호중과 매니저가 옷 바꿔입고 자수하기 등 운전자가 김호중이었으면 안 되는 것처럼 행동했다. 만약, 음주를 안했다면 메모리 카드를 제출해 포렌식 복원을 하고 당시 정황을 명명백백하게 소명하는 게 맞다.

그러나 소속사는 2차 해명에서도 “음주는 절대 아니다”며 항변하며 사건을 은폐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음주 여부를 밝혀내면 가중 처벌될 수 밖에 없다. 이미 김호중이 사고 직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는 녹취 파일을 경찰이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논란을 모두 대표가 짊어지고 김호중은 죄가 없다는 식으로 몰고 가려는 게 보인다. 김호중이 무죄를 받고 가수 활동을 계속 이어가게 하면서, 죄값을 본인이 치르고 나오려는 계산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해명해 사건을 김호중이 아닌 자신에게 돌릴 것을 호소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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