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Mnet ‘슈퍼스타K’ 출신 가수 박보람이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사망한 가운데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사이버렉카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박보람은 지난 11일 지인과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아직 사망 원인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남양주 남부경찰서는 오는 15일 박보람의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을 진행한다.

그런 가운데 일부 유튜브 채널에는 확인되지 않는 내용이 담긴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유튜브에 박보람을 검색하면 ‘박보람과 함께 술 먹은 지인은 유명 가수’, ‘박보람 빈소 부모님 중대 발표’, ‘박보람 사망 원인 현장’ 등의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목만 그럴싸할 뿐 정작 클릭하면 지금까지 보도된 각종 기사를 짜깁기 했을 뿐이다. 유명 가수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중대 발표도 없었으며 사망 원인도 나오지 않는다. 또 다른 영상에는 “지인이 박보람을 숨지게 했다”는 내용을 담아 마치 타살인 것처럼 표현돼 있다. 이른바 ‘제목 장사’를 한 셈인데, 고인을 소재로 이러한 행태를 보인 것에 관계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M.net ‘슈퍼스타K2’에 함께 출연했던 김그림은 “AI 목소리로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 넣고 가짜뉴스 만드는 유튜버들 어떻게 조치하는 법 없나요?”라며 “떠난 사람 이용해서 돈벌이하는 정말 상종 못 할 인간들. 제가 경찰조사 받고 있다는 허위 사실까지. 지인분들이 보낸 링크들 보는데 정말 피가 솟구치네요. 적당히들 하세요. 천벌 받습니다”라고 남겼다.

이러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익명의 채널을 운영하는 ‘사이버렉카’들이 게재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이버렉카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드는 이슈 유튜버들을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견인차(렉카)에 비유한 신조어다. 대중이 관심 있어 하는 이슈나 사건에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올려 문제가 됐다. 이번에는 고인이 된 박보람과 관련된 이슈를 자극적인 것은 물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사이버렉카의 비인격적인 행태는 지속해서 발생했다. 뉴진스와 아이브를 비롯해 대다수 아이돌 그룹이 타깃이 돼 피해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뉴진스가 사이버렉카와 전쟁을 선포했다.

뉴진스는 최근 신원 공개를 요청한 사이버렉카 채널 ‘중학교 7학년’(@Middle7)의 계정을 삭제하는 데 힘썼다. 해당 채널은 뉴진스 주요 멤버를 비롯해 르세라핌, 에스파, 한소희 등 유명 연예인들을 상대로 악의적으로 편집한 동영상 및 쇼츠 영상을 올려 높은 조회수를 올린 바 있다.

지난해 그룹 아이브 소속사는 아이브 멤버 장원영에 대한 비방을 일삼던 탈덕수용소의 신원을 파악해 해당 계정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를 거뒀다. 여전히 법적인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이버렉카 단죄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 시간, 인력 등이 소요되기도 했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사이버렉카는 사회악이다. 익명에 숨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날조한다. 법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젊은 K팝 가수들이 경찰서에서 해당 정보가 사실이 아닌 것을 직접 해명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상처로 남는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무분별하게 영상화하는 행태에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