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류! 내 번호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환하게 웃었다. 옛 제자 류현진 때문이다. 연락처 ‘핑퐁’이 이뤄지는 중이다.

로버츠 감독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평가전 팀 코리아와 경기에 앞서 “류현진이 내 번호를 모르나? 내 번호는 760…”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정은 이렇다. 로버츠 감독은 17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 평가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류현진 관련 질문을 받았다. 여기서 “류현진은 훌륭한 투수였고, 좋은 동료였으며, 재미있는 친구였다”고 했다.

이어 “아직 연락은 못했다. 꼭 만나고 싶다. 이 기사를 보면 연락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었지만, 진담이 섞였다.

류현진도 소식을 들었다. “연락받지는 못했다. 한 번 연락을 드려야 할 것 같다. 연락처부터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이 이야기가 18일 로버츠 감독에게 다시 전해졌다. 그러자 “좋은 정보 고맙다. 내 번호는 760…”이라며 웃었다. 진짜 자기 번호를 알려줄 기세였다. 물론 개인정보이기에 함부로 공개하기는 어렵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의 인연은 깊다. 류현진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뛰었다. 로버츠 감독은 2016년부터 다저스를 지휘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든든한 지원자였다.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류현진에게 계속 힘을 줬다. 이를 바탕으로 류현진은 2019년 29경기 182.2이닝, 14승 5패 163탈삼진,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까지 올랐다.

2019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토론토로 이적했다. 그래도 다저스의 류현진에 대한 사랑은 그대로였다. 토론토 소속으로 2023시즌 다저스타디움에 방문했을 때 큰 환영을 받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 또한 류현진을 아낀다. 다저스가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에 오면서 관심이 또 높아졌다. 같은 나라에 있지만, 물리적인 거리가 제법 된다. 한화가 대전-사직-대전에서 계속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다. 17일에는 시범경기 등판도 치렀다.

류현진 혼자 몸을 빼 고척으로 오기도 어렵다. 아무리 슈퍼스타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개막이 코앞인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화 연락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가능할 전망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