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황혜정 기자] “지난해와 다른 마음가짐으로 책임감을 갖고 싶었어요.”
빡빡 짧게 깎은 머리. 보자마자 무언가를 향한 결의(決意: 뜻을 정하여 굳게 마음을 먹음)가 느껴졌다. 지난 11일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를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키움히어로즈 투수 김동규(20)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시즌 각오를 밝혔다.
김동규는 “지난해와 다른 마음가짐으로 책임감을 갖고 싶었다”며 “올해는 선발 자리도 많이 비어있고, 어떻게든 1군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 물론 처음부터 엔트리에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시즌 마지막에는 1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끝낼 것”이라며 굳은 다짐을 말했다.
고등학생 때도 결의를 다지기 위해 머리를 밀었다고 한다. 그는 드래프트장에 갈 때도 짧은 머리로 갔었다. 김동규는 “그때도 좋은 결과(2023년 신인드래프트 LG트윈스 2라운드)가 있었기 때문에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머리를 잘라봤다”고 말했다.

김동규는 지난시즌 유니폼을 한번 갈아입었다. LG에서 단 1경기 등판에 그쳤는데 2023년 6월10일 한화전에 등판해 0.1이닝 1자책점을 기록했다. 데뷔전이었다. 그 뒤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뛸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김동규는 버건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7월29일 키움은 선발 투수 최원태를 LG에 보내는 조건으로 LG 외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년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교환했다. 대형 트레이드였다.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맞은 상대는 바로 전 소속팀 LG. 김동규는 LG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지만, 2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 뒤로 두 차례 구원 등판해 데뷔시즌 통산 1패 평균자책점 22.85로 시즌을 마쳤다. 그닥 인상적이지 못했던 데뷔시즌. 그래서일까. 김동규는 머리를 빡빡 밀며 이를 갈았다.
트레이드 이후 외야수 이주형은 훨훨 날았다. 자연스럽게 김동규에게도 기대가 쏠렸다. 김동규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그 부담감만큼 나에게 관심 가져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팬들께 보답하냐에 달렸다고 본다.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신(195㎝)에서 나오는 힘 있는 피칭이 장점이다. LG 내부에선 김동규의 잠재력도 무한하다고 봤다. 그만큼 가능성 있는 유망주다.
시즌 준비는 착착 잘 되어가고 있다고. 김동규는 “코치님들이 밸런스가 좋다고 하셨다. (전지훈련지인) 대만 가오슝은 날씨가 따뜻하다. 밸런스를 잘 유지해서 파워를 더 높여서 투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동규는 평소 함께 트레이드 된 이주형에게 많이 의지한다. 그는 “(이)주형이 형이 ‘너무 급할 필요 없다’고 조언해줬다. 나도 동의한다. 최대한 다치지 않고 준비를 잘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목표는 1군 엔트리에 든 뒤 밀려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1군에 한 번 올라가면, 2군으로 내려가지 않는 걸 목표로 삼았다”며 빡빡 깎은 머리를 만지며 반등을 다짐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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