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골프 관련 피드가 들썩이고 있다. 드라이빙레인지에서 훈련하는 장면뿐만 아니라 과거 뽐냈던 명품샷,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다니는 짧은 영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 세계 골프팬이 연말 선물을 받는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8)가 복귀 준비를 마쳤다. 우즈는 11월30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에 있는 올버니 골프코스에서 연습라운드했다. 대회 후원사인 인도 히어로 모터그룹 파완 문잘 회장과 아홉개 홀을 소화한 뒤 코스를 떠났다. 당초 18홀을 모두 치를 예정이었지만 절반만 소화한 셈이다.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지만, 우즈의 캐디백을 메는 절친 롭 맥너마라는 “나인홀 만 소화한 뒤 코스를 떠난 건 72홀 경기를 해야하는 우즈가 대회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일축했다. “72홀 경기를 하는”이라는 말이 골프팬의 기대감을 높인다.

우즈는 1일 개막하는 이벤트 골프대회 히어로 월드챌린지(총상금 450만달러)에 출전한다. 지난 4월 마스터스 3라운드 도중 기권한 뒤 발목 수술한지 7개월여만의 첫 실전이다. 성적을 떠나 나흘간 72홀을 ‘걸어서’ 소화하는 우즈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년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흥행을 보장한다. 우즈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우즈의 복귀전은 세계랭킹 톱10 중 8명을 포함해 19명이 함께한다. 스코티 셰플러는 “우즈가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의 클럽이 볼을 때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우즈는 우리에게 안식처”라는 말로 황제의 귀환을 환영했다.

이번 대회에서 무사히(?) 72홀을 소화하면, 우즈의 시선은 내년시즌 PGA투어로 향한다. 그는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달에 한 번 대회에 출전하는 게 최상이자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면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2월)이 첫 대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회복에 집중한 뒤 3월 개막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직전에 한차례 더 대회에 나설 것이라고도 밝혔다. 새 시즌 구상을 밝힌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이 모든 것을 준비해야한다”고 각오하며 “이번주가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빅스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흘간 플레이할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차원이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우즈의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도 많다. 이 대회는 ‘황제의 복귀’를 선언할 때마다 선택한 무대여서다. 2001년과 2004년 2006년 2007년 2011년 등 다섯 차례 우승을 따냈다.

12년간 이 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건강을 증명할 때마다 히어로 월드챌린지를 선택했다. 허리수술 후 처음 나선 대회이자 2017년 복귀전을 치른 곳도 이 무대였다. 아들 찰리 우즈의 캐디로 대회를 소화하고, 여러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플레이어로 직접 나서는 것은 다른 얘기다.

황제가 돌아온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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