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기자]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의 인기에는 3세대에 걸친 모녀의 활약이 있었다.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이하 ‘강남순’)이 지난 26일 시청률 10.4%(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강남순’은 선천적으로 어마어마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강남순’의 인기 요인은 극중 길중간, 황금주, 강남순 세 모녀로 열연한 배우 김해숙, 김정은, 이유미의 연기 변신과 연대가 한 몫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지영 역으로 얼굴을 알린 이유미는 극중 주인공 강남순 역을 통해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면모를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성큼 다가갔다. 2000년대 초반 로맨틱코미디의 대표주자였던 김정은은 강남순의 모친 황금주 역으로 40대 중견 여배우의 저력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대표 엄마로 꼽히는 배우 김해숙은 정보석이 연기한 서준희와 노년로맨스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 이유미, ‘오징어 게임’·‘지금 우리 학교는’→‘강남순’ 완성한 연기 변신

이유미는 ‘오징어 게임’에서 정호연이 연기한 새벽과 함께 게임에 임한 지영 역으로 지난해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 여우게스트상을 수상했다. 세계가 인정한 연기력을 지닌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나연, 영화 ‘박화영’의 세진 등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만났다.

‘강남순’은 이유미의 출연작 중 가장 밝은 캐릭터다. 이유미는 작고 가녀린 체구와 달리 어마어마한 괴력을 지났고 몽골에서 자라 한국어가 어색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강남순 역을 200% 소화하며 ‘오징어게임’의 지영 역을 벗고 인생캐릭터를 갱신했다. 지난 2017년 방송된 JTBC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에 이어‘힘쎈여자’ 시리즈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강남순’으로 새롭게 연기 변신에 성공한 이유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미스터 플랑크톤’(Mr. 플랑크톤)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 2000년대 로코 퀸에서 중견 로코 퀸으로 거듭난 김정은

영화 ‘가문의 영광’(2002),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2004) 등을 통해 2000년대 초반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김정은이 중년 로코 퀸으로 돌아왔다. 그는 ‘강남순’에서 남순의 엄마 황금주 역을 맡아 로맨스와 코믹, 카리스마까지 두루 갖춘 금주 역을 소화해냈다.

황금주는 화려한 의상에 거친 말투, 범상치 않은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다. 김정은 자칫 우스워질 수 있는 황금주를 자신만의 캐릭터로 선보였다. 특히 황금주 캐릭터가 최근 소셜미디어의 흐름을 잡은 숏츠나 릴스에서도 인기 밈으로 떠오르면서 1020 MZ세대들에게도 인기 몰이 중이다.

김정은은 극의 마지막에 윤희(오나라 분)를 만나 친척 장충동과 또 다른 ‘힘쎈여자’ 시리즈를 예고했다.

◇ 노년로맨스의 품격 선보인 김해숙

다작 배우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엄마’ 김해숙은 ‘강남순’에서 노년 로맨스의 품격을 선보였다. 올해에만 SBS ‘악귀’, ‘마이데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영화 ‘3일의 휴가’ 등 무려 5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각각의 작품에서 살아 숨쉬는 듯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해석으로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강남순’에서는 자녀들과 손자들 앞에서도 연인 서준희(정보석 분)에게 직진하는 모습으로 ‘노년의 사랑’을 보여줬다.한국으로 돌아온 남편 황국종(임하룡 분)을 괴력으로 응징하는 모습에서는 속시원한 통쾌함을 선사했다.

대중이 기억하는 김해숙의 50대가 영화 ‘도둑들’의 ‘씹던 껌’이라면 60대는 ‘강남순’의 길중간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무한 연기변신을 거듭하는 김해숙의 70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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