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괴력 소녀’ 이유미가 박보영을 뛰어넘는 여성 히어로로 거듭날까.

2017년 방송한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JTBC 새 토일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이 오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한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여성 히어로물을 탄생시킨 백미경 작가와 ‘술꾼도시여자들’의 김정식 감독이 만났다. 괴력을 지닌 모녀 히어로로 변신한 이유미, 김정은, 김해숙을 비롯해 옹성우, 변우석, 이승준 등이 출연한다.

첫 방송을 앞두고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힘쎈여자 강남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정식 감독과 배우 이유미, 김정은, 김해숙, 변우석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4월 현역으로 입대해 현재 군 복무중인 옹성우는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괴력을 타고난 주인공 도봉순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의 박보영이 괴력의 도봉순 역할을 맡아 색다른 쾌감을 전하며 최고 9.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K-여성 히어로물’의 새 지평을 연 ‘힘쎈여자 도봉순’ 이후 6년 만에 세계관을 확장해 돌아온 ‘힘쎈’시리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식 감독은 “멜로 코미디 액션이 다 들어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힙하게’, ‘무빙’, ‘경이로운 소문’ 등 K-히어로물과의 차별점에 대해서 김 감독은 “세 모녀가 히어로라는 점이다”라며 “젊은 사람들만 힘을 쓰는게 아니라 전 연령층이 힘을 쓴다. ‘힘쎈여자 도봉순’이 20대 주인공이 중심이었다면 저희는 가족이 중심이다”라고 답했다. 또 “20대, 40대, 60대 모두 멜로가 나온다는 점도 저희만의 차별점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설명처럼 ‘힘쎈여자 도봉순’과의 차별점은 강남순에게 ‘힘’을 물려준 엄마 황금주(김정은 분)와 외할머니 길중간(김해숙 분)까지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친다는 설정이다. 히어로물 최초 엄마의 엄마까지 등판한 3대 모녀의 코믹범죄극이 어떤 시너지를 이룰지 궁금증을 높인다.

‘3대 모녀’ 이유미, 김정은, 김해숙 캐스팅과 관련해 김 감독은 먼저 이유미에 대해 “딸이라고 생각하며 촬영했다”며 “김정은 배우님을 캐스팅 할 때는 안젤리나 졸리보다 더 훌륭한 히어로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김해숙에 대해선 “와이어 액션까지 소화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현장에서 힘드셨는데도 후배들을 배려해주시면서 새벽까지 고생하셨다”고 덧붙였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도봉순과 6촌쯤 되는 친척 강남순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이유미가 강남순 역할을 맡아 박보영처럼 외모와 상반된 괴력의 인물을 연기한다. 부모를 찾기 위해 몽골에서 날아온 엉뚱 발랄한 괴력의 소유자 ‘강남순’을 연기한다. 강남순은 어렸을 적 몽골에 여행차 들렀다가 예기치 못하게 가족을 잃어버리며 국제미아가 된 인물이다.

출연계기에 대해 이유미는 “평소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그런 영상들이 시나리오를 읽으니 보였고 호기심이 생겼다. 남순이란 캐릭터도 괴력이 크지만, 이를 나쁘게 활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사용한다. 그런 부분에서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주연 소감에 대해선 “제 캐릭터 이름이 작품 제목에 들어가니 부담이 되기도 했다. ‘나만 잘하면 될 거 같다’는 생각으로 욕심과 야망보다는 피해를 주려고 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정의감에 불타는 강남 현금 재벌 엄마 황금주는 김정은이 연기한다. 김정은은 “여성은 약자라는 시선이 있는데 그런 설정을 뒤틀어버리는 설정이 굉장히 흥미로웠고 3대 모녀가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가 많았다”며 “그동안 정의로운 인물을 연기를 많이 했지만 ‘누구를 위한 정의일까’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황금주는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대부분 돈으로 해결하는 편이다. 스스로 ‘돈지랄’ 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오히려 현시대에 맞는 솔직하고 적나라한 정의로움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장동의 살아있는 전설, 강남순의 외할머니 길중간 역으로는 김해숙이 열연한다. 김해숙은 “‘처음’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경이롭고 흥분되고 매력있는 단어다. 저희 작품에는 처음이라는 단어가 꽤 많이 나온다. 순수한 한국에서 남성이 아닌 여성 3대 모녀, 거기에 할머니의 히어로가 나온다는게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깜짝 놀랐다”며 “노년의 사랑이 나온다. 풀어내기 쉽지 않은 이야기라서 기피하는 소재인데 저희 드라마에서는 젊은이들과 똑같은 뜨거운 사랑을 찾는다. 누군가의 할머니, 엄마로 살아왔지만 결코 그들도 여자였다는걸 저희 드라마에서 처음 보여주는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출연하게 됐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여기에 옹성우는 지덕체를 겸비한 강남 한강 지구대 소속의 막내 경찰 강희식으로 분하고, 변우석은 유통 판매 회사 ‘두고’의 대표이자 상상 초월의 야심을 지닌 빌런 류시오로 첫 악역에 도전한다. 변우석은 “처음 대본을 보고 빠져들었다. 빌런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꼈고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 설렘도 있었지만 두려움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연기에 주안점을 둔 점에 대해서는 “눈빛과 제스처를 더 차갑게 하고 분위기가 어두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혼자 화장실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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