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청라=장강훈기자] “웰컴, 탕후루.”
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26·하나금융그룹)는 한식 마니아다. 1년에 한두 번 방한할 때마다 기내식을 먹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배고픈 상태로 와야 맛있는 한국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다. 기내식을 계속 안먹으니 승무원께서 내가 아픈줄 아신 적도 있다”며 웃었다.

리디아 고는 20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미디어데이에서 “하루 세끼를 먹는데 이번에는 네끼, 다섯끼 먹는다. 서양음식도 한국에서 먹으면 더 맛있다. 평소에 잘 안먹던 피자도 여기에서는 먹는다”며 웃었다.
청국장, 간장게장, 아구찜 등 “아재입맛”이라며 웃은 리디아 고는 “외국인은 한국 음식이 ‘코리안 BBQ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2021년 이 대회에서 “명랑핫도그는 하루에도 몇 개라도 먹을 수 있다”고 말한 게 화제가 돼 대회기간 동안 명랑핫도그 푸드트럭이 선수들에게 무료로 핫도그를 나눠준 적이 있다. 그는 “너무 감사했다. 그때 이후 한국에 올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음식을 먹고 싶다고 말해야 하나’라고 농담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내친김에 올해 대회기간 먹고 싶은 음식을 물었다. 그는 “비오는 날은 호떡이 좋다”며 “대회기간에는 날씨가 풀린다고 하니 시원한 버블티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하루 종일 걸어서 플레이하므로 칼로리 걱정은 안해도 된다. 탕후루가 왔으면 좋겠다. 웰컴, 탕후루”라고 말해 동료들을 웃음바다로 빠뜨렸다.

이번 대회는 리디아 고뿐만 아니라 이민지(27)와 패티 타바타나킷(24·이상 하나금융그룹)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출전한다. 아시아 여자투어인 레이디스 아시안 투어(LAT) 시리즈 일환으로 치르므로 아시아 각국 선수도 출사표를 던졌다.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27·동부건설)는 “이민지 선수를 비롯해 LPGA투어 선수들과 함께 라운드할 기회가 생겼다. 타이틀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LPGA 투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고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를 앞둔 이예원 역시 “TV로만 보던 리디아 고 언니와 동반 플레이하게 돼 영광이다. 매 대회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번대회에서는 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통해 내가 발전할 방법을 찾는 것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국제대회 분위기여서 LPGA투어와 KLPGA투어 선수들의 실력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민지와 타바타나킷은 “KLPGA투어는 매우 견고한 곳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대회를 치러보면 KLPGA투어와 LPGA투어 선수들의 실력차를 느끼기 어렵다”면서 “KLPGA투어에서 활동하지 않으므로 LPGA투어 톱 랭커여도 국내대회 우승이 어렵다. 그만큼 경쟁력이 빼어나다는 의미다. KLPGA투어 선수들도 다른 문화와 환경 등에 적응만 한다면 LPGA투어에서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실력자들”이라고 강조했다.

필드 위에서는 경쟁해야하지만, 양국 투어를 존중하는 문화는 이미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박지영(27·한국토지신탁)은 “LPGA투어 선수들은 플레이 스타일이나 숏게임 능력 등에서 월등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 한 번씩 KLPGA투어에 출전하다보니 확률이 떨어지는 것일 뿐, 풀시즌 대회를 치른다면 LPGA투어 톱 랭커는 KLPGA투어에서 어렵지 않게 다승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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