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영종도=장강훈기자] 18번홀(파5)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 경쟁자의 버디 퍼트가 아쉽게 홀을 빗나갔다. 루틴을 끝까지 지키며 심호흡한 2년 차 영건은 길지 않은 버디 퍼트를 신중하게 홀컵에 떨어뜨린 뒤 환하게 웃었다.

마다솜(24·삼천리)이 자신의 53번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에서 감격스러운 첫 승을 따냈다.

마다솜은 17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클럽72 하늘코스(파72·6713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OK금융그룹 읏맨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정소이(21·노랑통닭)를 제치고 우승했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마다솜은 6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후반 두 번째인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공동 1위로 올라섰다. 13번과 14번(이상 파4)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설 때까지만 해도 생애 첫 승 9부 능선을 돌파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7번홀(파4) 티샷을 왼쪽으로 감아 벙커 턱에 걸리는 실수를 범했고, 레이업 후 세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렸지만 7m 남짓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했다.

이번 대회 53번째 홀에서 첫 보기를 적은 마다솜은 먼저 경기를 마친 정소이와 15언더파 201타 동타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마다솜은 “17번홀만 잘 넘기면 우승하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화를 불렀다”며 웃었다.

18번홀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나란히 세 번째 샷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는데, 마지막 퍼트에서 희비가 갈렸다. 마다솜은 “연장 경험을 한 번 해봐서 여유가 있었다. 위기라는 생각보다 끝까지 내 것만 보여주자는 생각만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정규투어에 데뷔한 마다솜은 올해 6월 열린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선수권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지난달 치른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도 2위를 차지하는 등 올 시즌 출전한 21개 대회에서 여섯 차례 톱10에 진입했다.

한국오픈 준우승이 터닝포인트라고 밝힌 그는 “한국오픈 때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확실히 터닝포인트가 됐다. 당시는 산악지형이기도 했고, 워낙 난코스여서 정신이 없었다. 연장까지 갔지만 준우승해서 ‘(트로피가) 내 것이 아닌가 보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라인이 안 좋았는데도 파를 하겠다고 덤볐는데, 오늘은 보기로 막자는 생각을 했다. 성장한 게 맞다”며 웃었다.

어깨 통증 속 시즌을 치르느라 마음고생도 했지만 기다리던 첫 승을 따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국가대표도 또래보다 늦게 하는 등 ‘느린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첫 승했으니 2승, 3승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선수 생명이 짧아지는 추세여서 롱런하는 게 선수로서 최종 목표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우승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날 8타를 줄인 이주미가 최예림과 공동 3위(14언더파 202타)에 올랐고 ‘국가대표’ 김민솔(17·두산건설)이 13언더파 203타 공동 5위로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 기대감을 높였다. 이세희도 12언더파 204타로 공동 7위에 올라 시즌 첫 톱10진입에 성공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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