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슈퍼루키’ 장가연(휴온스)에 이어 또다른 ‘2004년생 신예’가 여자 프로당구판을 뒤흔들었다. LPBA 두 번째 시즌에 도전 중인 권발해(19)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2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LPBA 3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32강에서 통산 최다 우승(6회)을 자랑하는 ‘캄보디아 당구스타’ 스롱 피아비(블루원 리조트)를 세트스코어 2-1(9-11 11-10 9-8)로 꺾는 대인변을 일으켰다.

앞서 PPQ라운드(1차예선)와 PQ라운드(2차예선)에서 각각 서유리와 오지연을 누른 그는 64강 본선 무대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피아비를 만났지만 대범한 샷을 뽐냈다.

1세트 초반엔 8이닝 동안 공타로 돌아서며 피아비 기세에 눌렸는데, 9이닝 3득점에 이어 10이닝 하이런 5점을 기록하는 등 스스로 부담을 이겨냈다. 비록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에 1이닝부터 3득점을 해냈고 피아비와 치열하게 경합했다. 4-5로 뒤진 6이닝에 2득점을 기록, 6-5로 점수를 뒤집은 그는 10-10으로 맞선 11이닝에 남은 1점을 보태며 세트스코어 균형을 이뤘다.

그리고 운명의 3세트에 2-4로 뒤진 4이닝 3득점을 뽑아내며 5-4로 점수를 뒤집었다. 이후 둘은 공타를 주고받다가 8이닝과 10이닝에 피아비가 각각 2점씩 추가했다.

하지만 권발해는 포기하지 않았다. 5-8로 뒤진 11이닝에 1득점을 보탰고, 피아비가 연달아 공타로 돌아서자 13이닝에 앞돌리기와 뒤돌리가 동점을 만든 뒤 예리한 옆돌리기에 다시 성공하면서 9-8 역전승을 거두며 경기를 끝냈다.

아마 경력 없이 프로 무대를 두드린 그는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로 LPBA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64강에 한 차례 진출한 게 최고 성적일 정도로 두각은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앞선 1,2차 투어에서 연속 33위에 오르며 진화한 모습을 보이더니 3차 투어에서 ‘대어 중 대어’인 피아비를 격침, 커리어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고구려를 계승한 한국사의 왕조로 불리는 ‘발해’를 이름으로 둔 그는 역사 속 주요 인물처럼 불굴의 정신력으로 큐를 겨눈 끝에 프로 커리어 새 전환점을 마련했다.

앞서 1,2차 투어에서 또다른 2004년생으로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한 장가연이 각각 8강, 16강 성적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여기에 권발해까지 등장하며 LPBA 2004년생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권발해는 2004년 7월19일생으로 장가연(3월18일생)보다 4개월가량 늦게 태어났다. LPBA에서 가장 어린 선수다.

한편, 지난 2차 투어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지만 신분이 불명확한 지인을 매니저처럼 현장에 동행하게 해 물의를 빚은 피아비는 프로당구협회(PBA)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은 뒤 3차 투어에 나섰다. 그러나 씁쓸하게 32강에서 대회를 마치게 됐다.

PBA는 피아비의 개인 매니저를 사칭하며 무단으로 대회장과 기자회견실을 난입한 A씨에 대해 영구출입 금지조치를 내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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