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3.50%로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6일 기준금리를 0.25%p 더 올리면 한·미 금리차는 사상 초유 2.00%p까지 벌어진다. 가계부채가 3개월 연속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13일 한은은 통화정책 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2·4·5월에 이어 연속 동결을 선택한 것이다.
앞서 2021년 8월26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2021년 8월 이후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 2월 동결로 깨지며 3.50% 기준금리가 거의 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다.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한 것은 불안한 경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최우선 목표로 보고 있는 물가가 최근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2% 수준에 안착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한은은 ‘매파적 동결’기조를 이어가면서 물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하반기에 물가가 소폭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3%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긴축 기조가 장기화하는 중에도 가계대출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불균형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 달 동안 5조9000억원 늘면서 1년 9개월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한은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103%인데 80%까지 떨어지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미국(5.00~5.25%)과 금리 격차는 1.75%p로 유지됐다. 하지만 연준이 오는 26일 0.25%p 인상만 해도 금리차는 2.00%p로 커진다. 이는 한국 금융 시장이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역전 폭이다. 그만큼 외국인 투자 이탈이나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기준금리 연내 인하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관해서 그는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영향이 있기에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조정하려 하면 의도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예상 밖으로 급증하면 금리나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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