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지금의 이영준(김천 상무)을 만든 김도균 수원FC 감독이 제자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감독은 2021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이영준을 직접 뽑아 계약금까지 주고 영입한 인물이다. 당시 22세 이하 카드를 물색하던 김 감독은 이영준이 뛰는 연습경기를 딱 한 번 보고 영입을 결심했다. “피지컬이 괜챃아 스트라이커로 잘 성장할 것 같았다. 그때도 10대인데 하체 근육이 굉장히 좋았다. 상체는 조금 말랐지만 타고난 몸이 좋았다. 키에 비해 터치 감도 좋아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꾸준히 기회를 주면 언젠가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라는 게 김 감독의 당시 생각이었다. 워낙 무명이고 그 흔한 K리그 산하 유스팀 출신도 아니라 당시 이영준을 뽑은 김 감독의 선택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김 감독 아래에서 1년 반 동안 1부리그 29경기에 출전하며 성장한 이영준은 현재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김은중 U-20 대표팀 감독은 이영준을 선발했고, 계속해서 팀의 주축으로 활용하며 팀의 한 조각으로 확정했다. 대회 전 또 다른 스트라이커 성진영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이영준의 이번 대회 비중이 더 커졌다.
기대대로 이영준은 이번 대회의 새로운 스타로 도약했다. 이영준은 지난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볼 터치와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피지컬이 좋은 프랑스 수비수들과의 경합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히려 프랑스 공격수들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영준의 맹활약을 김 감독도 뜬 눈으로 흐뭇하게 지켜봤다. 김 감독은 “새벽 시간에 나까지 긴장이 되더라”라며 웃은 뒤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김은중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고, 영준이도 스트라이커로서 제 몫을 했다. 대회 전에 홈 경기를 찾아온 적이 있다. 군대 가서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상체 근육이 굉장히 좋아졌더라. 그런 게 프랑스의 피지컬 좋은 수비수들과의 경합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영준이 무너뜨린 프랑스는 김 감독에게 26년 전 큰 좌절을 안긴 나라다. 1997년 김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의 주장으로 U-20 월드컵의 전신인 FIFA 월드유스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아시아 대회 우승을 이끌며 호기롭게 출전한 세계 대회에서 김 감독은 쓴맛을 봤다. 2차전 상대였던 프랑스를 맞아 2-4로 패배하며 벽을 느꼈다.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가 버티는 공격진에 무너진 경기였다. 김 감독은 “그때만 해도 우리가 세계 경험이 부족했다. 아시아에서는 잘했지만 유럽이나 남미의 강호들이 낯설었고 버거웠다. 그때 생각이 났다. 영준이가 나 대신 프랑스에 복수를 한 것 같다. 고맙다”라며 웃었다.
이어 김 감독은 “영준이가 이번 대회에서 더 꾸준히 활약해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고 한 단계 성장하길 바란다. 이제 막 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단계니까 결과보다는 좋은 경험을 하고 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며 응원, 격려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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