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천안=정다워기자] 산전수전 다 겪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혀를 내두르는 플레이오프였다.

최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9 25-19 23-25 25-21)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선 현대캐피탈은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역대급 플레이오프였다. 3차전까지 왔을 뿐 아니라 1~2차전엔 풀세트 혈투였다. 이날도 한국전력의 3세트 이후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 간 것도 기쁜데 오늘 이긴 게 더 기쁘다. 전광인이 빠지면서 전력상 힘들다고 봤다. 경기에서 진 후 광인이가 없어 졌다는 핑계를 대기 싫었다. 그래서 선수들을 다잡았다. 잘 참아줬다. 광인이의 빈 자리를 베테랑, 젊은 선수들이 잘 채웠다. 위기를 잘 넘겼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저도 봄배구를 다 해봤는데 이렇게까지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막막했다. 준비를 계속 해야 했다.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계산이 안 되는 플레이오프였다. 그래도 선수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날 이시우와 홍동선을 투입해 전광인의 빈 자리를 채웠다. 그는 “시우가 경기 도중 컨디션이 떨어졌다. 동선이는 시즌 중에 팬 분들께 질책을 받기도 한 것 같더라. 저는 괜찮으니 마음껏 하라고 했다. 어린 마스코트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주전 세터로 김명관을 투입한 것도 적중했다. 최 감독은 “경험이 없어 걱정했는데 서브, 블로킹 쪽에서는 만족할 만큼 기량을 발휘했다. 토스는 조금 미흡했다. 오늘 경기를 하면서 맞춰가길 바랐다. 마지막까지 잘해줬다”라고 칭찬했다.

현대캐피탈은 30일부터 시작하는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한다. 최 감독은 “전광인은 재활에만 전념하고 있다. 본인은 벌써 경기장에 나와 있다. 하고 싶은 의욕은 있는데 제가 보기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아직 안 될 것 같다. 시간을 갖고 기다려보겠다”라며 “솔직히 걱정이 된다. 하지만 자존심을 걸고 역전 우승을 해보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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