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주=김용일기자] 이번엔 마스크를 벗고 뛴다.

‘클린스만호’로 갈아탄 축구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단 손흥민(31·토트넘)이 우루과이와 4개월 만에 리턴매치에서 승리의 축포를 그린다.

손흥민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우루과이와 3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 출격을 기다린다.

예열은 마쳤다. 그는 사흘 전 울산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첫 번째 평가전(2-2)이자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감독 데뷔전에서 홀로 두 골을 책임졌다.

손흥민에겐 형용하기 어려운 묘한 쾌감이 느껴질 만했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골든부트(득점왕·23골)에 빛나는 그는 올 시즌 안면부상 여파와 소속팀 부진이 동반되면서 6골에 그치고 있다.

클린스만호 데뷔전은 그에게 ‘힐링’, ‘반전’의 무대였다.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선언한 클린스만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을 2선 중앙에 두고 ‘프리롤’ 역할을 줬다. 이 전략은 절묘하게 들어맞으며 손흥민이 공격 지역을 지배, 프리킥 득점을 포함해 멀티골을 터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루과이전에서도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전술을 준비 중이다.

손흥민에게도 동기부여가 크다. 우선 새 체제에서도 자기에게 주장직을 맡긴 클린스만 감독에게 한국 부임 첫 승을 선물하고자 한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 멤버가 중심이 된 대표팀을 성원하는 국민에게도 마찬가지다.

또 상대는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첫 상대로 격돌한 우루과이다. 그때 손흥민은 결전 3주 전 소속팀 경기에서 안와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거친 뒤 안면보호 마스크를 쓰고 출격했다. 가뜩이나 100% 몸이 아닌 상태에서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마스크를 착용한 터라 기회 창출에 애를 먹었다. 원하는대로 경기가 이뤄지지 않아 스스로 답답해했고, 팀도 0-0으로 비겼다.

한국이 우루과이를 제치고 조 2위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했지만 손흥민은 당시 제 경기력을 펼치지 못한 것에 아쉬운 마음을 품고 있다. 콜롬비아전 기세를 우루과이와 리턴 매치로 옮겨 4개월 전 못다 한 득점포를 꿈꾼다.

아울러 손흥민이 우루과이전에 뛰면 A매치 통산 110경기째를 채운다. 그는 콜롬비아전까지 A매치 109경기를 뛰며 36~37호 골을 터뜨렸다. 110경기를 달성하면 기성용(110경기)과 역대 한국 선수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8위에 매겨진다. 위로는 차범근 홍명보(이상 136경기) 이운재(133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 김호곤(이상 124경기) 조영증(113경기)이 있다.

또다른 관전포인트는 스페인 라 리가를 누비는 ‘골든보이’ 이강인(마요르카)과 우루과이 ‘중원의 핵’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의 기 싸움이다.

세계 최고 미드필더로 꼽히는 발베르데는 지난해 월드컵에서 이강인과 몸싸움한 뒤 어퍼컷 뒤풀이로 국내 팬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또 월드컵 직후 라 리가에서도 발베르데가 이강인에게 거친 백태클을 시도했다가 옐로카드를 받는 등 악연이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전날 27일 파주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후반) 실수로 두 차례 실점했는데, 이제 시작하는 여정이니 그럴 수 있다. 실수를 통해 보완하면서 우루과이전에 나서겠다”며 한결 완성도 있는 경기력을 다짐했다.

한편, 이번 대표팀 소집 기간 부상자가 2명 발생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상대와 충돌했다가 쓰러진 김진수(전북)가 요추 2번 좌측 횡돌기(Transverse Process) 골절상 판정을 받았다며 6주간의 치료와 휴식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미드필더 백승호는 27일 훈련에 불참했는데 오른 햄스트링에 경미한 부상을 안은 것으로 확인됐다. KFA 관계자는 “미세한 손상이 발생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훈련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부상자 모두 전북 소속이다. K리그1 초반 1승1무2패로 더딘 출발을 보인 전북으로서는 둘의 부상 소식에 난감해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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