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역투하는 KIA 이준영
KIA 이준영.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499일 만에 따낸 생애 두 번째 세이브. ‘홈런왕’ 박병호를 막아낸 뒤 승리를 예감한 듯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를 취했다. KIA 이준영(30)이 천금 같은 세이브로 팀 분위기를 띄웠다.

이준영은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서 8, 9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8회말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까다로운 조용호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더블플레이로 주자를 삭제했다. 이어 2사 3루에서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5-2 리드를 지켜냈다.

9회에는 김민혁, 박병호, 강백호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맞이했지만, 정면승부로 돌파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45㎞까지 측정됐고, 슬라이더도 133㎞까지 나왔다. 주자가 있을 때는 속구 위주로 투구했는데, 중심 타선을 상대할 때는 슬라이더를 많이 섞었다. 김민혁과 강백호 등 좌타자를 상대하다보니 슬라이더 구사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2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여 투구수 19개로 깔끔하게 막아낸 이준영은 “후반기에 동료들이 다들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다른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어떤 상황에 등판하든 팀이 이기도록 과감한 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상삼 이어 세번째 투수로 나선 이준영[포토]
KIA 이준영.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흐름을 넘겨줄 수도 있는 8회 무사 1,2루 위기를 두고 “주자가 있었지만 의식하지 않았다.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자신감을 가졌고, 공격적으로 승부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실제로 8회말 투구수는 단 5개에 불과했는데, 이 가운데 4개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조용호가 초구를 노렸지만, 이준영의 기세가 더 강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제구가 좋아졌다”고 공격적인 투구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볼넷을 주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KIA 김종국 감독은 “불펜 필승조 세 명이 모두 이탈한 상황이지만, (이)준영이의 구위가 좋은 편이다. 상황에 따라 준영이를 마무리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박준표가 연투로 휴식을 취했고, 윤중현도 6회말 등판해 1.2이닝을 소화하는 등 필승조를 원활히 가동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준영의 2이닝 ‘순삭’에 더 큰 의미가 담겼다. 김 감독도 “준영이가 위기에서 등판했는데도 상대 타선을 잘막은 게 승리의 동력이 됐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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