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직=윤세호기자] 리그 최고 외인 원투펀치가 만들어 놓은 승리가 허무하게 사라졌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달 22일 창원 NC전과 지난 2일 사직 롯데전 모두 외인 투수의 호투로 승리공식을 만들었다가 영건 필승조가 무너졌다. 이대로라면 필승조 재편을 고려해야 한다. 후반기들어 흔들리는 LG 불펜진 얘기다.
실패하지 않는 투수는 없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안타를 맞고 실점을 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 실패가 부쩍 늘었고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과도기로 보인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무적의 사이드암 투수였던 정우영(23)이 그렇다.
150㎞를 상회하는 투심 패스트볼 원피치로 타자들을 압도했는데 6월 중순부터 피안타가 부쩍 늘었다. 6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안타 3개를 허용했고 이후 네 경기에서 안타 2개 이상을 맞았다. 6월 12일 이전까지 27경기 26.2이닝 동안 정우영의 피안타율은 0.180이었다. 이후 16경기 14이닝 동안 피안타율은 0.339다. 타자 입장에서 연속 안타가 불가능해 보였던 투수가 고전하고 있다.
필승조는 전력분석 표적이 된다. 정우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구위가 뛰어나도 어느정도 코너워크가 안 되면 정타로 이어진다. 출루에 성공하면 상대적으로 큰 투구 모션을 파고든다. 땅볼 유도율이 높은데 2루 베이스를 훔치면 병살타 가능성은 사라진다. 그래도 시즌 초반 피안타율이 낮을 때는 굳이 주자를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이제는 도루 허용 후 적시타를 맞는다.
나름 해답을 찾고 있다 .이전보다 견제 빈도가 늘었고 투피치 전환도 꾀한다. 제로에 가까웠던 슬라이더 비율이 최근 4경기에서 부쩍 늘었다. 지난달 30일 잠실 KT전에서는 투심보다 슬라이더를 많이 구사했다. 긍정적인 변화로 보였는데 2일 롯데전에서 다시 투심 위주로 던지다가 3루타 포함 2안타 1볼넷 3실점했다. 6이닝 1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한 플럿코의 승리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정용과 고우석도 후반기 시작이 좋지 않다. 이정용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켈리가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는데 볼카운트 0-2에서 너무 빨리 구사한 속구 하나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고우석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7월 28일 문학 SSG전에서 귀신에 홀린 듯 실수를 연달아 범해 패전투수가 됐고 30일 잠실 KT전에서는 앤서니 알포드에게 동점 홈런을 맞아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외국인 투수가 등판한 경기는 이겨야 한다. 외국인 선발투수와 토종 선발투수의 기량 차이가 큰 LG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후반기에 벌써 2승이 날아갔다. 필승조 재편을 고민할 시기다. 고우석, 이정용은 짧은 슬럼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우영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게 고스란히 드러난다.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김진성, 이우찬 등을 필승조로 기용해도 이들이 리드를 지킨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도 김진성은 통산 34세이브 74홀드를 올렸다. 이우찬은 불펜 좌투수 중 구위가 가장 뛰어나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당분간 정우영을 편한 상황에 등판시키고 투피치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는 게 방법일 수 있다. 입단 첫 해부터 승승장구한 4년차 신예지만 고난을 겪지 않는 선수는 없다.
변화 혹은 조정의 시기와 마주한 LG 불펜진이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