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롯데 상대로 스윕 당하다
LG 선수들이 지난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와 경기 9회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개막 첫 주는 모든 게 좋았다. 기대 이하였던 베테랑 내야수가 만루에서 적시타를 터뜨렸고,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외야수는 연일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물음표였던 신예 선발투수들 또한 첫 등판부터 ‘인생투’를 펼쳤다. 개막 5연승을 달렸고 시즌 첫 세 번의 시리즈에서 모두 승리했다. SSG와 2강 구도를 예고하며 가볍게 출발선을 지났다.

하지만 당시 기세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개막전 주인공이었던 서건창은 타율 0.200 OPS(출루율+장타율) 0.531로 고전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타율 0.247 OPS 0.655보다 못한 시즌을 보낼지도 모른다. 프리에이전트(FA) 재수를 선택했으나 2년 연속 커리어로우를 향한다. 하위타순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개인기록도 타순을 따라가고 있다.

박해민도 기대 이하다. 개막 시리즈 이후 타격지표가 수직하락했다. 지난주 대구 원정 경기에서는 수비도 흔들렸다. 박해민은 “팀을 이적하다보니 잘 하고 싶고 더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 많다”고 했다. LG가 원하는 것은 지난해 타율 0.291·출루율 0.383의 박해민이다. 현재 박해민은 타율 0.179·출루율 0.291에 불과하다. 반등을 기대하며 1번 타자로 재배치했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

도루아웃 박해민, 씁쓸하구마 [포토]
LG 1번타자 박해민이 지난달 26일 2022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 7회초 1사 1루 2번 문성주 타석때 2루도루를 시도했다 삼성 유격수 김지찬에 태그아웃되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대구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토종 선발진도 심각하다. 지난달 6일 고척 키움전에서 최고구속 149㎞를 찍으며 프로 입단 후 최고 활약을 펼쳤던 손주영은 시즌아웃됐다. 김윤식이 올시즌 3번의 선발 등판에서 2번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김윤식 외에는 두 차례 QS를 기록한 토종 선발이 없다. 최소 130이닝은 책임져야 할 임찬규가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는 것도 불안요소다.

개막 첫 주 LG는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7승 1패로 선전했다. 하지만 이후 고장난 시계처럼 오작동을 반복하며 7승 11패에 그쳤다. 지난 주말 3연전에는 롯데에 홈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마운드 대결에서 밀려 2012년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롯데와 잠실 3연전 패배 이후 처음 사흘 연속 홈을 빼앗겼다. 승패마진 플러스 6으로 새 시즌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플러스 2까지 줄었다. 모든 청신호가 적신호로 변한 결과다.

물론 아직 118경기나 남았다. 긴 시즌 동안 선수와 팀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다. 이를 조정하는 게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임무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보다 기민하다. 일요일에는 특수성을 고려해 한 박자 빠르게 불펜진을 투입한다. 일요일 경기 4승 1패는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박해민 1번·홍창기 3번도 해볼 수 있는 시도였다. 문성주가 꾸준히 활약한다면 상위타선은 해답을 얻을 확률이 높다. 문성주, 문보경처럼 이영빈에게도 기회를 주는 게 하위타선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포토] 경기 지켜보는 LG 류지현 감독
LG 류지현 감독.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프런트도 움직여야 한다. 최악의 4월을 보내고 반등한 외국인타자는 극소수다. 내야수비에서 가치가 있는 리오 루이즈지만 LG의 문제는 수비가 아니다. 선발투수도 급하면 과감히 움직일 필요가 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선수의 가치는 마감일에 정점을 찍는다. 시즌 중반 투수들이 지치고 다칠 때 이른바 금값이 된다. 배재준이 1군 합류를 준비하는 가운데 이제는 쓸 카드가 얼마남지 않았다. 김영준과 조원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내부진단이다.

10년 전 롯데에 홈 3연전을 내줄 때 LG는 오로지 포스트시즌만 바라보는 팀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포스트시즌은 3년 연속 경험했다.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선 냉정하면서 과감해야 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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