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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20대들에게 ‘이 형은 아직도 이러고 있네’라는 말을 듣는다면 가장 큰 성공일 거라 생각한다.”때론 신나게, 때론 감성적으로. 가수 겸 프로듀서 싸이(PSY)가 더욱 다채로운 음악색으로 또 한 번 글로벌 흥행을 정조준한다.
싸이가 5년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싸이는 29일 정규 9집 ‘싸다9’ 발매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기자 청음회를 열었다. “22년차 댄스가수 싸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싸이는 “정성스러운 앨범이고 오랜기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험난한 디지털 시대에 정규앨범을 내는게 쉽진 않다. 가요계 허리라고 생각하고 제가 맡은 바는 신구의 조화를 잘 이뤄서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행보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정규앨범 발매 이유를 밝혔다.
앨범 타이틀은 ‘싸이의 다채로운 9집’이라는 뜻이다. 싸이는 “이번 앨범에 후배 뮤지션들 7명이 참여를 해줬다. 7명 다 정말 그 어떤 조건도 없이 흔쾌히 수락해줬다. 내가 앞으로 더 잘해야되겠구나 싶었다”며 “후배들과 교감을 나누는 과정에서, 제가 나이와 연차가 적지 않은데 ‘핫’하고 ‘영’한 뮤지션들이 저와 나이 갭을 느끼지 않고 이질감 없이 함께 교감했다는 점이 이번 앨범을 만들며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던 지점 중 하나였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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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댓 댓(That That)’이다. 특히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싸이와 함께 공동 프로듀싱 그리고 작사·작곡·편곡을 함께 했다. 또 슈가는 피처링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싸이와 호흡을 맞췄다.
슈가와의 작업 과정에 대해 싸이는 “작년 가을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프로듀서 민윤기(슈가)로서 야심찬 프로젝트를 이어가더라. 헤이즈, 아이유 등의 프로듀서를 하는 등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게 어울리는 곡을 만들었다며 저를 프로듀싱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고 기억했다. ‘댓 댓’에 대해선 “듣자마자 너무 좋았다. EDM 기반의 댄스는 그만해야 될텐데, 그러면 어떤 음악을 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라틴 계열의 댄스 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마침 슈가가 그 곡을 가져온 거다”며 “제가 잴 상황은 아니었다. 연신 귀한 발걸음 고맙다고 했다”며 웃었다.
슈가와 작업 소감에 대해선 “자기의 것에 대한 만족은 경계해야 한다. 올드해지는 지름길이다. 젊은 뮤지션들과 만나서 끊임없이 에너지와 바이브를 나눠가져야 덜 올드해진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젊은 뮤지션과의 협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슈가와 작업한 시점으로부터 굉장히 많은 수록곡들이 줄줄이 나왔다. 전문 작곡가가 아니라 영감이 주기적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슈가를 보며 ‘나도 저렇게 음악을 재미있게 했었지’ ‘나도 분명히 저랬는데’라는 뜨거운 생각을 많이 들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싸이와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100’에 1, 2위를 기록한 바 있어 이들이 협업한 ‘댓댓’ 역시 ‘핫100’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남스타일’은 싸이 본인은 물론, K팝을 전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곡으로 꼽힌다. 싸이는 이 곡으로 K팝 가수들에게 ‘마의 장벽’으로 여겨지던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파란을 일으켰다.
기대하는 글로벌 성적표에 대해 싸이는 “피처링이 피처링인 만큼 미세하게 빌보드를 바라는 건 아니고 유튜브 조회수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며 “커다랗게 터질 노래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축제도 시작된다고 하더라. 그곳에서 이 노래가 떼창을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빌보드 차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에 대해선 “방탄소년단이 미완의 꿈이었던 빌보드 1위를 이뤄줘서 큰 박수를 보냈다. 국위선양을 위해 음악을 하는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순간들을 많이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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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이번 싸이의 정규 9집엔 슈가 외에도 쟁쟁한 뮤지션들이 힘을 보탰다. 싸이와 지코가 작사·작곡하고 수지의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셀럽(Celeb)’, 성시경과 함께 싸이 감성을 녹여낸 ‘감동이야’, 싱어송라이터 헤이즈와 위로를 전하는 ‘밤이 깊었네’, 제시와 함께 새로운 창법과 거침없는 가사를 쏟아낸 ‘간지(GANJI)’, 마마무 화사와 함께 한 중독성 강한 뉴트로 장르의 ‘이제는’, R&B 가수 크러쉬와 함께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낸 ‘해피어(Happier)’, 에픽하이 타블로와 영원히 추억하고 싶은 시간을 담은 ‘포에버(forEVER)’ 등도 이번 앨범에 실렸다.
‘셀럽’에 대해 싸이는 “지코가 오늘 소집해제 됐더라. 축하한다”며, 또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수지에 대해 “4일간 강도 높은 안무연습을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간지’에 대해선 “트렌디한 요즘 비트와 요즘 랩플로우인 점에서 제 나름대로는 커다란 곡이었다. 저 혼자 간지를 낼 수 없어 제 회사에서 간지를 담당하는 제시가 함께해줬다”고 설명했다.
싸이만의 감성적인 곡 ‘해피어’은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싸이는 “공감을 많이 하실 가사다. 코로나 2년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아버지’ 이후 오랜만에 애니메이션으로 매우 뭉클하고 저리고 아린 비디오다”라고 소개했다. 마마무 화사와 함께한 ‘이제는’에 대해선 “이 노래는 공연장에서 하면 정말 좋을 거 같다”며 “이 노래가 이번 앨범에서 직관적으로 제일 신나는 곡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타고난 광대 팔자를 노래한 ‘나인트로(9INTRO)’, 래퍼 기리보이와 함께 작업한 ‘나의 월요일’, 싸이의 브랜드 콘서트 ‘흠뻑쇼’의 열정을 고스란히 분출할 ‘에브리바디(Everyday)’, 정답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마지막 트랙 ‘내일의 나에게’ 등 총 12곡이 유기적으로 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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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집 ‘싸이 프롬 더 싸이코 월드’로 데뷔한 싸이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강남스타일’, ‘젠틀맨’ 등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한 곡들 외에도 ‘새’, ‘챔피언’, ‘라이트 나우(Right Now)’, ‘나팔바지’, ‘아이 러브 잇(I LUV IT)’, ‘뉴 페이스(New Face)’ 등 숱한 히트곡들을 탄생시켰다.
싸이는 “K팝이란 단어가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아졌다. 대견한 아이돌 후배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해외 팬들에게 K팝이 보이밴드, 걸밴드 외에도 다른 장르도 많다는걸, 다양한 자양분이 있는 장르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제 유튜브 계정 구독자가 1500만이 넘었는데, 이 사랑을 환원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다양한 뮤지션을 소개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따 가요계 허리로서 제가 해야할 일인 거 같다”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싸이는 지난 2019년엔 피네이션(P NATION)을 설립, 회사 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제시·현아·던(DAWN)·크러쉬·헤이즈·페노메코·스윙스를 영입해 잇달아 안정적인 결과물들을 선보였다. 오는 5월17일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 ‘TNX’를 통해 처음 아이돌도 제작한다.
싸이는 “지향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이 가요계에 20년 넘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이었던 거 같다. 소름끼치는 가창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저희 회사에 소속된 아티스트들도 무대에서 저만의 색깔로 남다르다고 생각하고 그런 분들을 모시려 노력했다. TNX란 팀도 그럴 거다. 모두 ‘무대 체질’이란 소리를 들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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