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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창원=김동영기자] 2022시즌 KBO리그는 고졸 루키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살짝 결이 다른 고졸 신인도 있다. 올해 1군 데뷔는 맞는데 입단 5년차다. 군대에 다녀온 후 과거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미스터 제로’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이끌어냈을까.
김시훈은 지난 2018년 NC의 1차 지명자다. 창원 출신으로 연고구단 NC에 지명된 첫 케이스였고, 마산고 출신 1차 지명자도 최초였다. 계약금 2억원을 받으며 프로에 왔다. 여러모로 주목을 받았던 셈이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녹록지 않았다. 1군은 고사하고, 퓨처스에서도 2018~2019년 2년간 30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이후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 군 생활 동안 꾸준히 웨이트를 하며 복귀를 준비했고, 전역 후 2021년 퓨처스에 등록됐다. 6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5를 올렸다.
2022시즌 완전히 폭발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35를 만들었고,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였다. 단순히 1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8경기 8.1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찍고 있다.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있다. 19일에는 데뷔 첫 홀드도 기록했다.
그런데 김시훈이 이렇게까지 잘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 데뷔 후 4년간 실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극적인 변화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달라졌을까. 이동욱 감독은 ‘마인드’를 말했다.
이 감독은 “김시훈은 생각이 변했다. 차이가 크다. 고교에서 야구를 잘했기에 1차 지명으로 뽑혔다. 자부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1군에 한 번도 올라오지 못하고 군대에 갔다. 프로의 벽을 느꼈을 것이다. 군대에 가면서 자기를 돌아볼 시간이 충분했다고 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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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확히 알고 군대에서 준비를 했다. 그러면서 몸도 변했다. 생각이 달라진 것이 신체 변화로 이어졌다. 몸에 대한 투자를 했다. 프로야구선수의 몸을 만들어서 왔더라. 스프링캠프에서 1군까지 올라왔다. 제대 후 구속이 오른 것을 확인하면서 자신이 생겼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좋은 투구를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선배인 손아섭 눈에도 김시훈은 특별하다. 역시나 멘탈을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김)시훈이의 스피드나 구위 쪽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워낙 강한 공을 던진다. 그러나 강한 공도 강한 공이지만, 마운드 위에서 젊은 선수가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멘탈이 있다는 점이 더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로생활을 하면서 좋은 공을 가진 투수는 많이 봤다. 동시에 1군에서 그 공을 쓰지 못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 강한 공과 구질을 보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1군에서 써야 한다. 그러려면 마음이 강해야 한다. 시훈이가 그렇다. 좋은 성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속 150㎞를 던져서 대견한 것이 아니라, 주눅들지 않는 것이 대견하다”며 호평을 남겼다.
김시훈은 “최근에 볼넷을 자주 내준 것이 아쉽다. 그래도 팀에 보탬이 되고 있어서 기쁘다.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책임감 있게 던지려 한다. 첫 홀드를 기록했다. 1군 무대에서 내 기록을 만드는데 오래 걸렸다.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좋은 투수들이 있는 NC지만, 현재 팀 내 불펜 에이스는 김시훈이다. 거침 없이 달리고 있다. 아직 하위권인 NC지만, 김시훈이 있는 뒷문은 안심이 된다. 게다가 군필 1999년생으로 앞길도 창창하다. 살짝 늦었지만, 제대로 꽃을 피우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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