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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캡틴 오지환이 9일 잠실 NC전에서 8회말 동점 3루타를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이렇게 팬들과 함께 하는 경기가 정말 그리웠다. 그래서 더 팬들 앞에서 멋진 경기 보여드리고 싶었다.”

LG 캡틴 오지환이 홈개막 시리즈 2차전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었다. 오지환은 9일 잠실 NC전 8회말 상대 마무리투수를 상대로 동점 3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리오 루이즈의 희생플라이로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과 이날 이틀 연속 예상치 못했던 에러를 범했으나 모든 것을 만회한 3루타를 쏘아 올렸다.

전날 패배로 5연승이 멈췄던 LG는 이날 NC에 7-6으로 승리하며 시즌 전적 6승 1패가 됐다.

경기 후 오지환은 “잠실구장에서 이런 분위기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팬분들의 기가 느껴진다. 육성응원이 안 된다고 해도 팬들의 기가 우리에게 전달되고 힘이 된다”며 “무관중 경기 때는 상대 마무리투수가 나오면 역전이 어렵다고 느꼈다. 하지만 오늘은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있었다. 역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팬들의 열기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 같았다. 그냥 ‘지환아!’ 외치는 것 단 한 마디도 많이 그리웠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그는 3루타 후 세리머니를 펼친 것을 두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 참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이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던 것 같다. 나름 많은 의미가 있는 포즈였다”고 돌아봤다.

NC 마무리투수 이용찬과 승부한 순간과 관련해서는 “상대가 쉽게 승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붙으려고 했는데 1루가 빈 상태였기 때문에 계획을 수정했다. 변화구를 생각하면서 침착하게 승부하다가 직구 하나는 놓치면 안 된다고 마음 먹었다. 다행히 그 공을 놓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오지환은 볼카운트 2-1에서 이용찬의 4구 몸쪽 패스트볼을 받아쳐 3루타로 만들었다. 앞에 3개의 포크볼을 참으면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고 노림수가 적중했다.

이틀 연속 실책을 범한 것에 대해서는 실수를 인정하면서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전날 뜬공 포구 미스에 대해 “내가 잡겠다고 해놓고 나도 모르게 루이즈 선수를 의식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적극성이 강하다. 그래서 혹시 루이즈가 잡으러 올까봐 시야를 돌렸는데 그 사이 공이 바로 앞에 있었다. 내 실수다. 내가 루이즈를 믿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영수의 빗맞은 타구를 잡고 송구에러를 범한 것을 두고는 “오영수 선수의 주력이 어떤지 몰랐다. 빠른 타자였다면 송구를 하지 않는 게 맞다. 그래도 확인하기 위해 승부를 했다”며 “덩치가 큰 선수인데 주력이 빠른 것을 확인했다. 다음에 같은 상황에서는 실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장답게 후배를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중간투수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임준형을 향해 “정말 운영을 잘 하는 투수다. 처음에 올라오자마자 안타를 맞았는데 흔들리지 않더라. 준형이가 오래 던지고 추가점을 주지 않아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준형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후배 투수의 호투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오지환은 “이렇게 팬들과 함께 하는 경기가 정말 그리웠다. 그래서 더 팬들 앞에서 멋진 경기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올시즌은 경기 전에 야수와 투수가 다함께 나와서 미팅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팬분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우리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의도가 있다. 앞으로 자주 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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