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 칼럼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스포츠서울] 이전에 ‘코로나19가 토지거래 및 전원주택 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칼럼을 작성한 적이 있다. 당시 통계를 통해 코로나19 이후로 토지거래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시 사람들이 밀집돼 있는 공간에 지쳤고, 비대면 업무 및 교육이 확산하면서 교외 토지와 전원주택시장이 커진 것이다. 연령대도 많이 젊어졌다. 기존 ‘은퇴 후 귀농귀촌’ 개념은 이제 수도권 전원시장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일상화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하는 현재는 토지와 전원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앞으로 전원주택에 살고 싶거나, 토지를 사서 직접 집을 짓고 싶은 분들이라면 함께 살펴보면 좋겠다.

부동산은 움직일 수 없는 재산을 뜻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토지와 건물, 수목 등을 포함했다. 지금도 큰 틀은 비슷하지만 이동식 주택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건물에 대한 시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특히 외곽 전원주택 시장에선 과거 ‘별장’으로 불리는 대저택뿐만이 아니라 주말주택, 세컨하우스 개념이 주목받으면서 ‘타이니 하우스’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시작할 수 있고, 굳이 큰 집이 아니어도 잠깐 주말에 방문해 전원생활을 즐겨도 좋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이동식 주택 시장은 온라 판매 혹은 중고거래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로 쿠팡, 네이버 혹은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각종 플랫폼에서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생각보다 감가가 많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충분히 즐기고 거래도 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처럼 전원시장의 진입이 과거보다 수월해진 부분은 코로나19가 끝나도 지켜볼 만한 내용이다.

경상북도를 필두로 듀얼라이프 정책, 즉 시골과 도시에서의 삶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이는 지방 경제 및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러스틱 라이프(시골생활)를 적극적으로 살리자는 취지가 반영됐다. 실제로 전원주택을 매입해도 주택 수에 포함되는 등의 주택규제로 인해 이 시장에 많은 진입 장벽이 있었다.

그러나 전원주택 매입은 일반 도시 주택매입과는 달리 투자나 투기 목적이 크지 않아 이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필자 역시 정부에서 러스틱 라이프가 대중화 되고 있는 지금 빠르게 개선해야 도시나 시골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대선으로 변수가 하나 생겼다. 앞으로 주택 규제는 많이 완화될 전망이다. 규제 완화로 도시 투자가 집중될 지, 혹은 다주택자 규제에 따라 매입을 못 했던 사람들이 전원생활의 꿈을 이루는 시기가 될 지 지켜봐야 겠다.

도로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대도시에서 1시간~1시간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이 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을 통해 2019년~2021년 하반기, 2022년 1월을 포함해 관련 수치를 살펴본 결과, 강원도 대표 전원주택지인 홍천·영월·화천(이하 ‘홍영화’)의 토지거래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었다.

수도권의 대표 전원주택지인 양평·가평·여주(이하 ‘양가여’) 등은 오히려 증가율 추세가 줄어들었다. 2019년 대비 2020년 토지거래에 있어서 양가여가 홍영화에 비해 절대량이나 증감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2020년 대비 2021년 증감율은 오히려 홍영화가 양가여보다 더 높았다.

홍천은 100평 이하와 100평~200평 사이 토지 매매거래 증가율이 각각 39%, 43%이며, 화천은 100평~200평사이의 토지 매매 증가율이 80%나 된다. 반대로 양평의 경우에는 2020년대비 2021년에는 300평 이하의 토지거래 증감율은 감소했다. 물론 양평의 2020년 거래량이 너무 증가했고, 좋은 땅들이 이미 많이 거래된 영향도 있을 것이다.

강원도 대표 전원주택지의 토지거래량이 많이 증가했다는 것은 도시사람들에게 가격 대비 접근성이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도로접근성은 서로 계속해서 가까워질 것이다.

주택 규제 완화와 코로나19의 일상화는 전원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전원시장을 키웠던 가장 큰 키워드 두개가 앞으로도 전원시장을 계속 키워갈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는 시기임은 확실해 보인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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