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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우투수 김시훈이 지난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NC 다이노스 제공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외야진 만큼이나 불펜진도 변화가 크다. 팀 창단부터 필승조를 이뤘던 투수 중 원종현만 남았다. 지난 시즌 중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이용찬이 9회를 책임지는데 이용찬 앞에 나오는 투수 대다수는 새 얼굴이 될지도 모른다. 무모한 변화로 보일 수 있으나 시즌을 앞두고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NC가 올시즌 한층 젊어진 불펜진을 내세운다.

변화를 고려한 이별이었다. 지난 시즌 후 NC는 팀에서 각각 94세이브, 34세이브를 올린 임창민, 김진성에게 재계약불가를 통보했다. 올해 1군 무대 10번째 시즌을 치르는 NC가 포스트시즌 6회 진출, 2020년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금자탑을 쌓은 선수들이지만 구단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새 얼굴을 1군 마운드에 올려 다시 향후 몇 년을 책임질 불펜진을 구축해야 한다고 계산한 NC다.

NC 이동욱 감독은 캠프 기간 “이용찬 앞에는 원종현, 심창민, 김영규, 류진욱, 홍성민 등이 나올 것”이라면서 “당연히 젊은 투수들도 보고 있다. 신인 박동수와 이번에 영입한 하준영도 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시범경기 기간 박동수 외에 신인 조민석, 지난해 입단한 김진우, 아직 1군 경험은 없는 2018년 1차 지명 신인 김시훈이 마운드에 올라 개막 엔트리를 응시한다. 낯선 이름이 많지만 마운드에서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렬하다.

우투수 김시훈이 특히 그랬다. 입단 후 퓨처스리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그는 현역으로 군복무에 임했다. 지난 시즌 중 전역해 2군에 합류했고 지난 20일 LG와 시범경기에서는 150㎞ 강속구로 잠재력을 뽐냈다. 단순히 한 번 150㎞를 찍은 게 아닌 패스트볼 구속이 꾸준히 140㎞ 중후반대에서 형성되며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1군 선수들을 상대로 치른 첫 공식 경기에서 2이닝 무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선발에서 중간으로 자리를 옮긴 좌투수 김영규 또한 달라진 모습이다. 선발투수로 등판시 평균 구속이 140㎞가 안 됐던 김영규가 20일 LG전에서는 140㎞ 중반대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보다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타이밍에 변화를 주면서 타자를 상대해온 투수가 180도 다른 투구 내용을 보였다. 김영규가 정규시즌에서도 이러한 구위를 유지한다면 불펜진 중심을 이루는 좌투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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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좌투수 김영규이 지난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NC 다이노스 제공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하준영, 마침내 실전 투구를 앞두고 있는 정구범도 불펜에서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새로운 좌투수들이다. 나성범 보상선수로 NC로 이적한 하준영은 이미 두 차례 시범경기에 임했다. 아직 구위를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으나 2년 공백 후 첫 시즌이다. 꾸준히 페이스를 올린다면 150㎞ 좌완 파이어볼러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 고교시절 최고 좌투수였던 정구범은 2군에서 실전까지 임한 후 1군에 올라올 계획이다.

NC 구단이 설정한 올시즌 목표는 창원NC파크 포스트시즌이다. 그런데 선수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020년 통합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젊은 중간투수들의 도약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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