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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이 세상 모든 보디빌더를 존경한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최재덕(51)은 한국보디빌딩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레전드다. 지난 18일 늦은 오후 최재덕은 자신의 SNS에 “집에 돌아와 몸은 피곤하지만 조금이라도 운동은 해야지, 안 하면 몸보다 마음이 불편해”라는 글귀를 써놓고 운동하는 모습을 게시했다. 이제 불혹(不惑)을 넘어 지명(知命)의 나이에 들었지만, 최재덕은 아직도 끊임없이 운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운동이니 35년째 운동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 시절에는 미스터코리아는 물론 아시아 보디빌딩 선수권, IFBB 아마추어 올림피아 도쿄 등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를 제패했고, 이후 트레이너로서 100여 명의 후배들에게 머슬마니아 등 국내외 세계 유수의 대회에서 그랑프리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최근에는 피트니스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츠·연예 에이전시 DJ머슬포스를 설립해 김은지, 이원준, 유예주, 최설화, 김자영 등 스타들을 배출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굵은 땀을 씻어내고 잠들기를 30년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온 최재덕은 “사람들이 나의 35년 보디빌딩 인생을 지켜봤다면 나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냥 날것으로 보여주고 싶다. 보디빌딩을 하는 인생이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인지 알려주고 싶다. 이제 50대가 됐지만, 중년에도 운동하면 언제나 섹시하고 멋진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인생은 포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피트니스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발판을 마련한 ‘레전드’ 최재덕을 만났다.

\'레전드 중의 레전드\' 최재덕, 온 몸이 근육이네~~ [포토]
최재덕.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보디빌딩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생 시절에는 소심하고 나약했다. 자신감 없이 중학교 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영화 ‘코난 더 바바리안’과 ‘터미네이터’를 보고 보디빌더를 열망하게 됐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겨울방학 때 체육관에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보디빌딩의 매력은.

보디빌딩을 시작함과 동시에 인생이 바뀐다. 일단 외적으로 많이 변하고 그렇게 됨으로써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주위의 관심도 많이 받게 되면서 자신감도 생긴다. 특히 건강해지기 때문에 모든 운동을 배우는 게 쉬워진다. 이성의 관심도 많이 받게 된다. 좋은 옷, 좋은 차에 관심을 둘 때 매일 1시간씩 운동하는 것이 자신에게 더 좋다.

-자신만의 매력과 특기는.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이다.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수다가 심하다(웃음).

-50대임에도 20대의 몸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에 1시간씩 웨이트와 유산소 운동한다. 군것질을 안 하고, 소식하는 것도 철칙으로 삼고 있다.

-피부 또한 탄력이 넘친다.

술, 담배, 지나친 태닝, 수면 부족, 과식은 피부에 좋지 않다고 모든 전문가가 말한다.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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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수상경력이 궁금하다.

1989년 학생부 미스터 충북과 미스터 YMCA 고등학생부에서 70㎏급 1위, 1990년 미스터 YMCA 75㎏급 2위, 1991년 미스터 인천 90㎏급 1위 미스터 코리아 85㎏급 3위, 1992년 미스터 코리아 85㎏급 3위, 1993년 전국체육대회 +90㎏급 은메달, 1994년 미스터 충북 그랑프리와 전국체육대회 +90㎏급 금메달, 1995년 전국체전 +90㎏급 은메달, 1996년 전국체전 +90㎏급 은메달과 전국 유니버시티대회 그랑프리, 1997년 전국체전 +90㎏급 동메달, 1998년 전국체전 +90㎏급 동메달, 1999년 전국체전 +90㎏급 동메달과 미스터코리아 +90㎏급 3위, 2000년 전국체육대회 +90㎏급 금메달, 2001년 전국체육대회 +90㎏급 금메달, 아시아보디빌딩선수권 +90㎏급 한국인 최초 헤비급 1위, 2002년 미스터코리아 그랑프리와 부산아시안게임+90㎏급 동메달 그리고 전국체전 +90㎏급 금메달, 2003년 전국체전 +90㎏급 금메달, 2004년 전국체전 +90㎏급 금메달, 2005년 아시아보디빌딩선수권대회 +90㎏급 1위, 전국체전 +90㎏급 동메달, 2006년 전국체전 +90㎏급 동메달, 2007년 전국체전 +90㎏급 금메달, 2008년 전국체전 +90㎏급 금메달, 인천오픈대회 그랑프리, 2009년 전국체전 +90㎏급 금메달, 인천오픈대회 그랑프리, 2018년 IFBB 아마추어 올림피아 도쿄 +90㎏급 2위와 IFBB 아마추어 올림피아 대만 +90㎏급 2위 등을 했다.

-트레이너로서의 보람은 무엇인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트레이너의 마음은 똑같다. 나를 찾아온 사람들이 목표했던 것을 이루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때 모든 트레이너가 보람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운동을 통해 더 나은 인생을 찾았을 때, 나이 또는 여러 여건으로 포기했던 꿈을 다시 찾아갈 때 나 자신도 그 모습을 보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트레이너로서 수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그랑프리 수상자만 100명이 넘을 것 같다. 지금 소속된 머슬마니아에서는 국내와 마이애미와 라스베이거스 등 세계대회를 합쳐 남자 5명, 여자 25명 정도가 그랑프리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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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평생을 운동에 매진했다. 10대부터 중장년까지 운동이 왜 필요한지 궁금하다.

10대는 성장하는 시기다. 운동을 적당히 하면 키 성장, 척추측만증 예방, 소아비만예방,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20대는 청춘의 시기다. 외모에 관심 있는 시기에 탄탄한 근육은 자신감을 생기게 만든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게 되며 앞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기초를 만들게 된다. 또한 건강과 자신감은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준다. 30대는 패션이 완성되는 시기다. 직장생활을 활발히 하는 나이에 건강하고 탄탄한 몸은 여러 사람에게 호감을 준다. 체력이 좋아짐으로써 더 많은 일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결혼할 때 웨딩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웃음). 40대는 본격적으로 성인병이 시작되는 나이다. 그러므로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기초대사율을 높여주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필수다. 50대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해야 하지만, 갱년기가 오는 나이다. 인생이 재미없고, 허무해지고, 우울증이 많이 온다. 운동은 자신감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60~70대 등 노년에 운동은 필수다. 골다골증 등 모든 성인병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 운동이 너무 좋다. 노년에 자기 다리로 건강하게 걷고, 달리고, 여기저기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그러니 지금 당장 덤벨을 들어야 한다.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제대로 된 게 없었다. 그래서 올해 전반기에는 특별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하반기에 사태가 진정되면 이전처럼 제자들을 이끌고 라스베이거스와 마이애미 등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 화보 촬영과 방송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기록해서 유튜브에 올릴 생각이다.

-취미는 무엇인가.

몸을 쓰는 직업이라 특별한 취미가 없다. 그냥 경치 좋은 곳에서 산책하다 앉아서 풍경을 감상하거나 가족들과 집에서 영화 보는 정도다. 주말에 거실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제로 콜라를 마시는 것이 행복이다. 정말 좋다. 그리고 매일 운동하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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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미래의 꿈과 계획을 말해달라.

내 꿈은 항상 건강하고 다정한 남편과 아빠가 되는 것이고, 10년 뒤에는 몸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 아기들을 돌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다.

-자신의 이니셜을 딴 JD머슬포스를 설립하는 등 피트니스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하는 것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건강은 전국민의 화두다. 건강과 매력을 동시에 갖춘 피트니스 선수나 모델은 메신저로 뿐만 아니라 배우나 연기자 또는 방송인으로서의 활동도 가능하다. 김은지나 유예주 등이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지만, 아널드 슈워제네거처럼 슈퍼스타는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시장도 커지고 국민의 관심도 크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는 슈퍼스타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에게 건강을 물론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스타가 보디빌더, 피트니스모델을 통해 반드시 나올 거로 생각한다.

-삶의 가치관과 모토는 무엇인가.

누구나 같은 생각이지만 행복 추구다. 행복해지기 위해 몸을 만들고, 돈도 벌고, 사랑도 한다. 그리고 운동을 통해 타인에게 행복을 주었을 때 나도 행복해진다. 행복이 내 인생의 모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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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어렸을 때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었다. 세계 명작은 거의 다 읽은듯하다. 그중에서 마크 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을 10번 이상 읽었다. 작은 동네에 사는 톰이 친구인 허크와 동네를 벗어나 뗏목을 타고 여행하는 모습이 어린 마음에 너무 부러워서 친형이랑 고무 튜브를 이용해 작은 배를 만들어 동네 개천에서 타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웃음).

-감명 깊게 본 영화는.

영화광이다. 공포나 호러영화만 빼고 거의 모든 장르의 영화를 봤다. 그중에 고르라면 최고의 SF 액션 영화인 ‘터미네이터2’다. 엔딩 장면인 용광로에 들어가기 직전 터미네이터(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어린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에게 말하는 ‘이제야 눈물의 의미를 알겠다’라는 대사는 정말 감동이었다. 또 나탈리 포트먼을 유명하게 만든 ‘레옹’도 좋아한다. 영화 초반부에 마틸다가 레옹에게 ‘인생은 이렇게 힘드냐 아니면 어릴 때만 힘드냐?’라고 묻자 레옹이 ‘항상 힘들다’라고 대답한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조승우의 ‘타짜’에서는 극 중의 평경장이 말했던 ‘난 딴 돈의 반만 먹는다’라는 대사는 인생의 진리를 알려준 것 같았다.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세상의 모든 보디빌더를 존경한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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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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