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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 인턴기자] 영화감독 홍상수(61)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3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지난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을 받은 데 이어 3년 연속 수상이다.
홍 감독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로 심사위원대상인 은곰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 상에 해당한다.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 준희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산책을 하고,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2021년 3월부터 한국에서 2주간 촬영된 흑백 영화다.
무대에 오른 홍 감독은 ““하던 일을 계속 할 뿐”이라며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 너무 놀랐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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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홍 감독은 자신의 연인이자 이번 영화에 배우 길수로 출연한 김민희를 무대로 불러올렸다. 무대에 오른 김민희는 “관객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준다는 것을 느꼈다. 감동적이고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이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것은 2008년 ‘밤과 낮’을 시작으로 이번이 여섯 번째다. 2017년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뮤즈 김민희에게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한국배우 최초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었다.
이번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은 스페인 여성 감독 카를라 시몬의 ‘알카라스’가 차지했다. 감독상(은곰상)은 ‘보스 사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의 클레어 드니 감독이, 남녀 배우를 통합한 주연상(은곰상)은 ‘라비예’의 멜템 캅탄이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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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베를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작품에서 자연스러운 감정과 분위기를 연출하는 과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가 정말로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큰 요소로 작동하는 작은 디테일을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나는 상대적으로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필요로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배우 캐스팅과 관련, “내게 캐스팅은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보통은 작업할 의사를 갖고 배우를 만나는 첫날 그 배우로부터 어떠한 인상을 받게 되며, 주요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홍상수는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발표하며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였다. 구효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특이한 서사를 보여주는 편집기법으로, 발표되자마자 비평계에 충격을 주었고 일약 주목받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이후 1998년‘강원도의 힘’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되어 프랑스 비평가들을 사로잡았다.
매년 꾸준히 작품 한 개 이상을 제작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탄탄히 구축한 홍상수가 또 어떤 신작을 내놓을지 영화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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