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흑호(黑虎)의 기운을 받아 올림픽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이 썰매에 ‘대한민국’을 품고 질주한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에 따르면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 사용할 장비로 한국적인 미를 표현하고 싶다면서 헬멧과 썰매에 태극기, 전통문양, 붓글씨 등 우리나라를 담을 디자인을 고심했다.

고심 끝에 대표팀은 ‘대한민국’ 문구를 호랑이 모양으로 형상화한 것을 선정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에도 등장하고 19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된 동물이다. 또 강인한 근육과 빠르고 민첩한 동물로 우리 민족의 기상과 닮은 동물로 봅슬레이, 스켈레톤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한국판 호랑이 썰매는 현 비주얼스토리텔러 대표인 권동현 작가의 손을 거쳤다.

권동현 작가는 국립고궁박물관 미디어아트 및 ‘비주얼로 살아나는 이순신’ 책 집필 등 한국 역사를 시각화하는 비주얼 스토리 텔러다. 2020 예술경영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의뢰를 받은 권 작가는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의 상징을 작업할 수 있다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강인함과 용맹함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공 |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봅슬레이 대표팀의 ‘맏형’ 원윤종(37·강원도청)은 “호랑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용맹함과 강인함을 썰매에 담아 거침없이 트랙을 질주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대한민국’을 호랑이 모양의 켈리그라피로 표현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썰매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석영진(32·강원도청)도 “썰매 디자인이 다른 나라 썰매에 비해 훨씬 용맹스럽고 강해 보인다. 올해가 임인년이기도 해서 더 의미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디자인 구상에 참여한 국가대표 김식 코치와 연맹 장수민 연구원은 “올해 임인년 흑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호랑이 기운을 받아 올림픽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요청했다. 요청 한 바가 잘 표현돼 ‘호랑이 기운’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 작가가 디자인한 강렬한 붓글씨 질감의 ‘대한민국’ 아트워크는 스켈레톤 대표팀 썰매에도 입혔다. 스켈레톤 썰매엔 우리나라 전통문양인 단청과 단원 김홍도의 ‘죽하맹호도’ 속 호랑이가 담겼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