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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리=김자영기자] 토지와 전원주택을 찾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가치가 있는 땅을 사야 한다는 건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맹지(도로에 연결되지 않은 땅)나 배수관로가 연결되지 않은 땅은 건축허가가 나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토지 매입을 결정할 때는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개인의 주관이 영향을 더 미친다. 아무리 좋은 조건들을 많이 갖춘 땅이어도 개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토지를 잘 사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기준을 염두에 두고 주관적인 부분에도 기준을 세워 토지를 보러 다닌다. 이처럼 토지를 잘 구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주관적인 기준을 세우고 살펴 토지를 구입하는지 알아보겠다.
우선 역세권과 자연친화적인 요소에 따라 주관적인 기준과 만족도가 달라진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교통 편리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전원생활에서는 조금 다르다. 한 사례로 전철역에 가까운 전원주택에서 3년 정도 거주를 하고 되팔기 위해 필자의 중개사무실을 찾은 손님이 있었다. 집을 되파는 이유를 묻자 그는 “집을 잘 지었고 역도 가깝고 주변 생활편의시설도 좋지만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집을 팔고 도시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더 자연친화적인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전철역이나 다른 생활편의시설이 도보거리에 있을 정도로 가까운 것이 전원주택 만족도와 크게 상관이 없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미 전원생활을 경험한 한 손님은 전철역이 차에서 5분~7분 정도 거리에 있어 자연과 어느정도 가까우면서도 급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토지를 선호했다. 이처럼 개인의 주관마다 차이가 있으니 양쪽을 모두 검토해 보고 그에 맞는 토지를 직접 찾거나 공인중개사에게 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
프라이버시와 접근성도 주관적인 기준 가운데 하나다. 전원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중에는 대단지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도시처럼 복잡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해 전원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에 산세 좋고 공기 맑은 프라이버시한 전원마을에서 약 4년을 살다가 양평역에서 1.5㎞ 거리에 있는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6번 국도와 가깝고 양평 시내와도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이전과 달리 배달음식 주문도 가능했다. 그러나 몇 개월 생활해보니 접근성이 좋은 반면 프라이버시면에서 불편함이 있었다. 이전에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았던 것처럼 집 안이 보이지 않도록 커튼을 쳐야해 전원주택의 장점인 자유로움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이 집을 살 때는 집이 아닌 토지를 산다는 생각으로 재테크적으로 접근했다. 만약 살기 위해 이 집을 샀다고 가정한다면 필자는 조금 더 접근성이 불편하고 재테크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프라이버시하고 자유로운 전원주택으로 다시 이사하는 것이 생활만족도는 훨씬 높았을 것이다.
이외에도 강조망 혹은 산조망 등 조망권에 대한 내 주관에 따라 만족도가 나뉘기도 하고 집 앞에 잔디를 설치할 지, 관리의 편리함을 위해 자갈을 설치할 지 여부도 주관에 따라 달라진다.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어차피 내 주관이니까 ‘내 마음에 들면 그만’ 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나중에 아쉬운 부분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문서적으로 문제없는 땅 혹은 남들의 시선에서 멋진 토지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이런 주관적인 부분에서도 미리 좀 더 깊이 고민하고 나에게 맞는 토지와 전원주택을 찾는 것이 최고의 토지나 전원주택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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