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사는 간단히 말하면 변에 물이 많이 포함되어 무른 증상이다. 집사들은 정상적인 변을 ‘맛동산’이라고 하는데 변 모양이 꼭 그렇게 생겼다. 윤기가 흐르면서 형태가 있고 손으로 집었을 때 거의 바닥에 변이 묻지 않으면 아주 건강한 변이다. 이와 반대로 형태가 없는 ‘물’이거나 변이 무른 상태라면 설사라고 볼 수 있다.
동물병원에 가면 변 모양이 그려진 7단계 분변 스코어 표를 발견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 표를 보고 자신의 고양이가 평소 어떤 모양의 변을 보는지 비교 관찰해 보기 바란다. 변을 통해 고양이 건강에 대한 상태를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설사는 발생 메커니즘에 따라 삼투압성, 분비성, 누수성, 운동성 설사로 나눌 수 있다. 삼투압성 설사는 삼투압으로 인해 장내로 물이 유입돼 발생하는 설사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장내에 평소보다 소화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면 장은 혈관으로부터 물을 끌어와 평형을 맞추려 한다. 그러다보니 평소보다 훨씬 많을 물을 끌어 들여 설사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를 삼투성 설사라고 한다. 변에 소화되지 않은 물질이 많을 때 나타난다. 췌장의 외분비 기능이 부족해 소화력이 떨어졌거나 지방을 흡수하는 림프관이 확장돼 지방이 잘 흡수 되지 않을 때도 삼투성설사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분비성’ 설사다. 장에 세균 또는 바이러스가 감염 됐다면 장의 내피세포는 물과 전해질을 장내로 많이 분비하게 된다. 그 결과 설사를 할 수 있다. 고양이의 경우 어린 새끼가 설사를 한다면 ‘범백혈구감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원충 감염, 염증성장질환, 세균독소, 담즙산 재흡수 기능이 좋지 않을 때에도 분비성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장 누수가 증가해 생기는 설사도 있다. 장 내피세포가 손상을 받아 단단하게 서로 결합해 있던 게 균열이 생기면서 장 밖에 있던 물과 전해질 등이 장 내로 들어온다. 염증성장질환, 림프종, 십이지장충감염, 전염성장염, 위장관 궤양 등의 질병에서 볼 수 있다. 만약 노령 고양이에게서 설사가 나타난다면 장 누수의 문제로 인한 것은 아닌지 고려해 봐야 한다.
운동성 설사는 여러가지 질병 원인으로 장의 운동 기능이 떨어지게 됐을 때 나타난다. 종양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장의 연동운동이 예전보다 증가하고 분절운동은 감소하는 경우다. 너무 빨리 음식물들이 소화와 흡수를 위해 이동한 결과 설사를 하게 된다.
설사는 형태와 양상에 따라 소장성 설사와 대장성 설사로 구분하기도 한다. 소장성 설사의 특징은 흑색변이 나타나며 체중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대장성 설사는 혈변이 나타나고 체중은 잘 감소하지 않는다. 대장성 설사에는 변에서 점막이 보이며 배변 보기를 힘들어 한다.
지속 시간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2주 이내면 급성, 2주 이상 설사를 지속하면 만성으로 나눈다. 만성 설사는 종양, 염증성 장질환, 단백소실성 장염, 췌장염 등의 원인으로 목숨을 앗아갈 수 있기에 주의 깊게 살피며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덥고 습한 여름에 고양이가 설사를 계속한다면 혹시 상한 음식을 먹지 않았나 살펴보기 바란다. 장마철에는 사료가 상하기 쉬워 혹시라도 이를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금천24시 우리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