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5회 교체되는 KIA 김유신
KIA 선발투수 김유신이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5회 교체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의 인내심은 어디까지일까. 토종 선발을 찾기 위해 ‘무한도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다 고졸 신인 이의리(19)가 먼저 자리를 꿰찰 수도 있어 보인다.

KIA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LG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이의리를 선발로 내세운다. 이의리는 윌리엄스 감독의 루키 성장 프로젝트 일환으로 매주 목요일 고정 등판이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주 1회 등판하는 이의리만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선발 공백에 따른 전력 최소화를 위해 외국인 투수의 나흘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첫 주 만에 실패로 드러나 정상 로테이션으로 환원했다. 덕분(?)에 꽤 많은 투수들이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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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현수. 제공=KIA 타이거즈

지난 21일 현재 팀이 치른 15경기에서 8명이 선발등판했다. 고정멤버 세 명을 제외하면 다섯 명이 선발로 나섰다. 지난해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임기영이 두 차례 등판해 그나마 체면을 지켰고, 이민우 김현수 김유신 남재현 등이 한 번씩 마운드를 밟았다. 이들이 치른 6경기에서 20.2이닝을 소화했으니 평균 3.1이닝을 던지고 강판한 셈이다. 선발이 평균 3.1이닝을 던지고 내려가면 사실상 오프너다. 오프너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11.76을 기록했으면 낙제다. 수강생은 많은데 모두 낙제를 받았다면, 이 강의는 실패다. KIA의 무한 선발 경쟁은 적어도 시즌 초반에는 실패 확률이 더 커 보인다.

5선발 후보로 꼽힌 김현수와 남재현, 김유신이 11이닝 동안 볼넷 10개를 내줬다. 기존 선발 투수이던 임기영 이민우도 세 경기 9.1이닝에서 볼넷 8개를 내줬다. 이의리 혼자 9.2이닝 7볼넷이니 제구 측면에서 더 잘던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KIA의 토종 선발 찾기에서 이의리가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토]힘차게 공 뿌리는 KIA 선발 남재현
KIA 남재현이18일 SSG 랜던스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SSG와 KIA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래서 윌리엄스 감독은 “프리패스는 용납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프리패스는 타자를 공짜로 출루시키는 것을 뜻한다. 볼넷을 내주면, 공을 열심히 던지고도 타자에게 걸어서 1루에 갈 기회를 주게 된다. 볼넷으로 주자를 쌓아두면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밀어 넣다 장타를 허용한다. KIA 선발 투수들이 경기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도 결국은 볼넷 남발 때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프리패스는 투수가 자의지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차라리 안타를 맞는게 낫다는 의미인데,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타자의 스윙을 이끌어내는 게 투수에게는 절대 유리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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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의리가 지난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그는 “3할 타자도 일곱 번은 실패한다. 바꿔보면 투수가 타자와 승부에서 이길 확률이 7할이라는 의미다. 야수들의 호수비로 아웃을 잡아내기도 하고, 시프트 성공 등으로 안타를 빼앗아낼 수도 있다. 삼진을 잡아내는 것도 투수에게는 짜릿한 경험”이라며 “어쨌든 타격이라는 행위가 이뤄져야 야수들도 리듬감을 갖고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볼을 남발하면 야수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는 타격으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4~5이닝을 던지고 강판하더라도, 볼넷 없이 싸울줄 아는 투수라면 선발 무한도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윌리엄스가 현 단계에서 원하는 것은 이 것 하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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