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어보 단체컷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3년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이준익 감독부터 충무로가 사랑하는 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까지. 충무로 드림팀이 ‘자산어보’로 만났다.

18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익 감독, 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이 참석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 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이 ‘변산’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고 설경구의 데뷔 첫 사극이기도 하다. 또 설경구와 변요한이 세대를 뛰어 넘고 우정을 선보인 작품이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 이정은을 비롯해 류승룡, 조우진, 강기영 등도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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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 이준익 감독

이준익 감독은 “흑백영화라 불편할수 있지만 편하게 보셨길 바란다”며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어서 시나리오 쓸때나 찍을때나 함부로 찍을 수 없는 소재다. 여러가지 내용이 있지만, 조선의 서학이라는 천주교가 들어오게 된 것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의 인물의 사연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약전이나 약용 같은 경우는 기록이 있어서 표현해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창대는 기록에 이름만 있고 자산어보에 언급한 구절이 있을 뿐이라 이야기의 배경은 허구로 만들어낸거다. 고증과 허구가 적절하게 짜여진 이야기로 자산어보 서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약전 역의 설경구는 “실존인물, 큰 학자의 이름을 배역으로 쓴다는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약전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했다기보다는 섬에서 스태프, 감독들과 잘 놀자라는 마음으로 했다”며 “사극이 처음이라서 거기서 오는 하중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잘 어울린다 해주셔서 용기를 주셨다. 그 말을 믿고 했다. 그동안은 부담감에 거절한 적도 있었는데 이제 또 할수 있을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산어보1

자산어보 변요한

이날 영화를 처음 봤다는 변요한은 “내가 연기하고도 내가 눈물이 났다. 정신을 못차리겠다.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내 연기 때문이 아니라 영화가 너무 좋아서 눈물 났다. 마음가는대로 울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극중에서 두 사람은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그렸다. 설경구는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었다. 신분을 뛰어 넘어서 창대도 약전의 스승이자 벗이었다”며 “실제로는 그런 생각은 안하고 둘이 섬 안에서 똘똘 뭉쳐서 변요한과 촬영이 있을때도 없을때도 이정은이 해주는 밥을 얻어먹으면서 잘 놀았던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변요한은 “선배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나는 정말 사랑하는 선배다. 더 사랑하게 됐다. 빈말을 못하는데 여러가지로 느끼고 배웠던 순간이 있던거 같다”며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지 않으려 하셔도 인생을 덜 산 동생이자 후배로 여러가지 많이 느낀게 있다. 설명하면 밤샐거 같다. 감사하다”고 갈음했다.

이정은 역시 두 사람의 중간자 역할로 분해 영화 속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는 “유배를 온 정약전의 든든한 마음 지킴이다. 섬 주민을 대표해서 도시와는 다른 섬의 정을 주고, 창대와 유대감을 주는 중간자 역할로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촬영하면서 맨 처음에 감독님 뵈었을때 도표를 보여주셨다. 약전과 창대 사이에 내가 있더라. 그 관계를 유념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자산어보 설경구 이정은

극중에서 이정은은 설경구와 로맨스 연기도 만날 수 있다. 이정은은 “설경구 오빠와는 학교 다닐때도 친했고 군 제대후 같이 대학교를 다녔다. 너무 친하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친한 연기를 더 잘할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오붓하게 앉아서 기대는 씬은 감독님이 이야기도 많이 주시고 스스럼없이 할 수 있어서 편했다. 생각보다 더 좋은 장면을 얻은거 같다”고 만족했다.

이외에도 류승룡부터 조우진까지. 수많은 스타들이 특별출연, 우정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이준익 감독은 “설경구가 익숙한 배우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재 자체에 낯선 면과 어려움이 있으니 쉽게 스며들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며 “감사하게도 거절한 사람이 한명도 없다. 조우진도 우정출연이다. 4일밖에 촬영 안했다. 자신이 돋보이지 않는 역할임에도 이런 선택을 한 우정출연 배우들께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자산어보’는 이준익 감독이 ‘동주’에 이어 두번째로 선보이는 흑백영화다. 이 감독은 “동주는 시대의 아픔을 흑백의 깊이로 더 표현하려 했다면, ‘자산어보’는 흑보다 백, 어둠보다 밝음이 있다”며 “흑백영화긴 하지만 컬러영화보다 더 많은 색이 담겨있는 거 같다. 자연도 있다”고 만족했다.

앞서 ‘동주’, ‘박열’ 등의 작품으로 인간의 삶과 시대의 아픔 등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이준익 감독은 ‘자산어보’로 다시금 진심을 더했다. ‘자산어보’가 지친 시대와 극장가에 다시금 기분 좋은 봄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개봉.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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