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다른 사람이 불러서 빛이 나는 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존재의 이유’와 ‘사랑을 위하여’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가수 김종환은 이제는 프로듀서로서도 높은 인기와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노사연의 ‘바램’과 윤시내의 ‘인생이란’을 비롯해 김수희, 민해경, 임수정, 현숙 등에게 곡을 선사해 히트시켰고 TV조선 ‘미스터트롯’ 결승전에서 정동원이 부른 ‘바램’ 역시 김종환의 곡이다. 그리고 양수경 신곡 ‘사랑하세요’의 작사·작곡 및 프로듀서를 맡아 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힘을 보탰다.

김종환은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내가 만든 노래 ‘바램’을 불러 노래가 다시 주목받고, 정동원이 결승전에서 부른 ‘여백’도 사랑 받고 있다. 내가 직접 부르는 노래도 중요하지만 내가 부르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 불러서 빛이나는 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램’도 주변에서는 ‘네가 부르면 어떠냐’고 했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노사연이 더 잘 맞고 잘 할 것 같았고 내 생각이 맞았다. 또 최근에는 임영웅이 불러서 더 잘 됐다. 내가 부르고 싶고 아까운 것은 오히려 남에게 주는데 그들이 잘 되면 내가 히트한 것보다 더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김종환이 만들어내는 음악은 분명 다르다. 특히 가수 최초로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한 김종환의 언어로 탄생하는 곡들 가사 자체가 하나의 시 구절처럼 느껴진다.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글에 대한 책임이 생겼다. 낱말 하나를 쓸 때도 예전에는 내가 생각나는데로 썼다면 지금은 다시 표현이 적절한지 공부를 한다. ‘사랑하세요’에서도 ‘우리는 나뭇잎처럼 세상에 매달려 살지만 내 인생은 반짝이는 별이라고 생각을 하세요’라는 부분을 마지막에 고치기도 했다. 매일 12시간씩 작업실에서 음악을 만드는데 누가 부를지 모르지만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은 너무 즐겁다.”

많은 가수들이 김종환에게 곡을 받고 싶어하지만 함께 작업을 하는 이는 손에 꼽힌다. “타인이 부르는 노래는 그 사람에 대해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라 내 것을 만들때보다 신경을 많이 쓴다. 의뢰가 들어오는 것은 많지만 나는 협업하지 않고 작사·작곡과 편곡을 혼자서 한다. 공장이 아니다 보니 많은 작업을 하지 못해 누가 내 곡을 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최근에는 양수경과 친한 친구인 이선희씨와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1998년 젝스키스, H.O.T. 같은 최정상 아이돌 그룹을 제치고 골든디스크 대상을 수상한 그는 당시 ‘전국에 계신 누님에게 상을 바친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좋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겠다’고 했고 그 말대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누군가 내 노래를 듣고 있다는 생각에 곡을 쓰고 그 힘으로 지금까지 잘 버티고 노래하고 있다. 전국에 계신 누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 박찬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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