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꿈을 꾸는 건 쉽지만, 이루는 건 어렵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기회, 전상현(24·KIA)은 숨돌릴 틈 없이 달리고 있다.
마무리 타이틀을 달게 된 후부터 상황은 순탄하지 않았다. 잘 달려오던 팀도 벽에 부딪혔다. 계속되는 부상자 속출과 트레이드로 인한 핵심 자원 연속 이탈 등 분위기는 급격히 내려앉았고, 이는 곧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 핵심 필승조 박준표(28)까지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며 그 짐이 고스란히 전상현에게 돌아갔다. 처음 맡은 마무리 자리다. 부담감과 책임감은 전상현을 흔들었다. 8월 셋째 주까지 세이브 요건이 돌아오지 않아 2경기에만 등판했는데 이후 성적이 처참했다. 18일 잠실 LG전에선 1이닝 3안타(1홈런) 2실점(1자책)으로 블론세이브를 기록, 21일 광주 NC전에서는 0.1이닝 3안타 5실점(1자책)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팀이 5연패에 빠졌던 지난 23일 고척 키움전. 팀이 2점 차로 앞선 8회 등판한 전상현의 임무는 막중했다. 오심으로 승리를 놓친 직후였고, KIA가 믿을 곳은 전상현 하나였다. 이날 1.1이닝 3탈삼진 1실점 1자책. 승리 투수가 되며 연패를 끊은 전상현은 마운드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전상현은 올시즌 박준표, 문경찬(28·NC)과 함께 필승조 한 축을 맡아 ‘철벽 불펜’을 지켰다. 원 보직은 셋업맨. 워낙 기복 없이 안정적이었기에, 마무리 문경찬의 부진이 길어졌던 기간엔 임시 마무리를 맡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그의 어린 시절 꿈은 오승환 같은 마무리 투수였다. 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 판단했다. “지금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언젠가 마무리로 뛸 수 있지 않겠나”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준비된 자에겐 기회가 온다. 문경찬의 이적 후에는 KIA의 새로운 고정 마무리로 보직을 전향했다. 전상현의 오랜 꿈도 어렵지 않게 이뤄지는 듯했지만, 마무리 첫해부터 고비가 잦았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시기다. KIA도 답은 전상현뿐이라는 걸 안다. 맷 윌리엄스 감독 역시 전상현의 부진이 길어지는 동안에도 “세이브 상황이 되면 당연히 전상현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 위기를 이겨내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방법뿐이다.
전상현은 5연패를 끊은 뒤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로 끝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다시 준비 잘해서 좋은 투구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매일이 고비고, 팀은 여전히 어렵지만, 전상현은 그렇게 진짜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다.
younwy@sportsseoul.com
기사추천
1

![[포토]9회말 힘겹게 막아낸 전상현 \'휴~~~\'](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20/08/25/news/202008250100145530010093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