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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수십년 서울에 살면서도 몰랐던 서울의 참모습을 따뜻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신간이 나왔다.
언론인 출신 선후배 정홍택, 김병윤씨가 숨겨진 서울의 얘기를 맛깔나게 엮어낸 ‘늬들이 서울을 알아?’(넥스트)다. 저자는 서울을 배경으로 시대와 사람에 대한 애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세월의 켜가 쌓이는 나이테를 들여다보듯 서울 곳곳에 새겨진 도시의 흔적들을 찾아냈다. 그 장소에 남아있는 사람의 온기를 추억한다.
간결한 단문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한 호흡에 쉽게 읽혀지지만 담겨진 내용은 가볍지 않다. 외교구락부, 대원각, 카페 발렌타인, 단성사…. 책장을 넘기면 지금은 잊혀진 그 시절 서울의 풍경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서울의 산과 강은 물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식당과 카페, 극장,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간을 거슬러 추억을 되새김질한다. 이름난 식당의 유래와 주인장 소개가 감칠맛 난다. 스포츠, 문화 현장을 누볐던 기자답게 인기 스포츠스타, 가수, 작곡가, 희극인 등의 일화까지 풀어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신문화가 도입된 근대를 지나 1970~1980년대까지 서울 곳곳에 묻혀있는 야사를 끄집어냈다. 저자의 ‘잡학다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서울이 품었던 삶들, 그 잊혀진 낭만을 돌아보며 역사의 깊이를 보존하는 재생의 도시가 우리에게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선사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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