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세종대왕 궁중한정식 도시락. 제공| 본도시락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인 점심 풍경이 변하고 있다. 사람이 북적이는 식당에 방문하거나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피하면서 각자 따로 먹는 식문화가 생겨나 1인 반상으로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도시락 시장은 가성비를 앞세운 편의점 도시락과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도시락으로 양분화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시락 시장은 약 1조원 규모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더욱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본도시락은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한 약 125억 원의 역대 최고 월 매출액을 달성하는 등 프리미엄 도시락 시장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본도시락은 진정한 ‘잘 차린 한 상’ 구현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도시락 매출이 증가하자 본도시락은 지난 7월 1일부로 메뉴를 전면 리뉴얼했다. 이 과정에서 본도시락은 580년 전, 세종대왕이 즐겨 드신 밥상 그대로 ‘세종대왕 궁중한정식’을 고증을 통해 구현했다. 2만7900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호기심에 메뉴를 주문했다.

본도시락 측이 처음부터 세종대왕 수라상을 콘셉트로 정한 것은 아니다. 비건 트렌드에 맞춘 채식주의자 영조나 농부 출신 철종, 퇴계이황이나 다산 정약용 선생의 장수밥상 등도 참고했다. 주 소비층이 선호하는 맥적과 소갈비찜같은 육류반찬이 메인이 되면서 육류를 즐겼던 세종대왕의 입맛에 맞는 반찬이 갖춰졌고 영양학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조금 변형하거나 메인 반찬과의 균형을 고려해 도시락을 완성했다.

도시락을 받자마자 임금님 수라상처럼 식탁을 꽉 채운 9첩 반상의 다양한 메뉴와 푸짐한 양에 만족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등에 나온 것처럼 세종대왕이 즐겨 먹었던 뿌리채소 소갈비찜과 궁중 별미인 맥적구이가 단연 눈에 띄었다. 실제 본도시락은 세종실록, 세종대왕 100리 대표 음식,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문헌, 기타 수라상 관련 자료 고증을 통해 메뉴를 개발했다.

본도시락은 올해 1월부터 7개월 간 리뉴얼을 준비하며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국 메뉴를 추가했다. 뽀얗게 미역이 우러난 미역국을 마시자 기존에 국이 없는 메뉴보다 정성이 들어가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단호박 연근밥은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입맛을 돋웠다. 렌틸콩과 흑미까지 더해 식감을 살렸다. 한식하면 떠오르는 잡채와 제육볶음, 표고버섯전과 삼색전이 곁들여져 명절에만 느낄 수 있는 풍성함이 느껴졌다. 후식으로 포함된 아이스홍시와 단호박식혜 덕분에 은은한 단맛으로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가격은 비쌌지만 1인 가구가 치킨이나 피자대신 누군가 차려준 집밥이 그리울 때 나를 위한 한끼 식사로 손색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도시락 관계자는 “지난달 ‘잘 차린 한 상’ 콘셉트를 강화하며 리뉴얼을 진행했다”면서 “정성스러운 대접이 필요하거나 한 끼 가볍게 즐기고 싶은 경우 등 필요한 상황에 맞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정식, 한상, 반상, 소반상 등 4가지 카테고리로 간소화하고 프리미엄 도시락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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