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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새 시즌 더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다음 시즌 폭 넓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로 레프트 공격수인 헬렌 루소를 영입한 게 변화의 시작이다. 일반적으로 V리그에서는 남녀부를 불문하고 외국인 선수로 라이트 공격수를 선택한다. 높이와 힘이 좋은 공격수를 내세워 확실한 득점 루트를 확보하기 위한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리시브까지 병행해야 하는 레프트를 영입해 공격의 다변화를 주겠다는 구상이다. 루소는 공격과 더불어 리시브, 수비까지 힘을 보태야 하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몰빵 배구’는 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일 경기도 용인 훈련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더 다양한 패턴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배구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외국인 선수가 들어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큰 틀에서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라이트 포지션에 황연주와 황민경, 두 베테랑 선수들을 기용하고 중앙에 양효진, 이다현, 그리고 레프트로는 루소와 고예림, 정지윤을 배치하는 작전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정지윤의 레프트 변신이 눈에 띈다. 이 감독은 “운동 능력이 대단히 좋다. 이제 막 시작이라 리시브가 어려워 보이기는 하지만 타고난 능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잘해낼 것이라 본다. 잘 적응하고 있다. 정지윤이 레프트로 가능성을 보여주면 우리 팀도 더 다양하게 상대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관건은 세터 이나연의 적응 여부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주전 세터 이다영을 흥국생명으로 보내고 IBK기업은행에 있던 이나연을 영입해 적절하게 빈 자리를 채웠다. 이나연은 경험이 풍부하고 안정감 있는 세터다. 다만 전 소속팀에서는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단조로운 패턴에 익숙해 있다는 점이 다소 우려된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 외인 어도라 어나이는 36.71%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건설 외인 헤일리 스펠만(19.44%)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나연은 이제 현대건설에서 더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감독은 “이나연이 그 점에 적응을 해야 한다. 한 선수에게 몰아주는 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을 이용해야 한다”라면서 “아마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강한 옵션이 있으면 주지 않아야 할 타이밍에도 그 쪽을 생각하다 실수를 하게 된다. 차라리 어딜 줘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면 실수도 줄이고 공격의 다양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은 강력한 우승후보 흥국생명을 견제할 후보로 꼽힌다. 흥국생명 전력이 워낙 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대건설도 마냥 당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이 감독은 “흥국생명이 우승후보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우리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에게 집중하면서 상대할 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흥국생명이 무실세트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우리도 자존심이 있다. 이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스포츠는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이다. 쉽게 패하지 않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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