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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혁.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다. 그러나 그는 살아 생전 가장 불행한 화가였다. 그런 고흐의 불행한 삶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창작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3월 1일)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1관에서 공연되고 있다.

HJ컬쳐가 2014년 초연해 지난 연말 5주년을 맞은 ‘빈센트 반 고흐’는 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 반 고흐가 주고 받았던 700여통의 편지를 통해 고흐의 삶을 입체적으로 되살려내는 2인극이다. 3D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통해 ‘별이 빛나는 밤에’, ‘해바라기’, ‘감자 먹는 사람들’ 등 고흐의 그림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되살려낸 것을 시작으로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의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스테디셀러 뮤지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5주년 무대에서 고뇌하는 고흐의 삶을 열연하는 배우 이준혁을 만나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의미와 공연 소감을 들었다.

- 5주년 공연에서 고흐로 열연 중이다.

5주년 기념 공연에 캐스팅돼 감사하다. 이 작품은 마니아층이 형성돼있다. ‘빈센트 반 고흐’라는 작품 자체가 주는 힘이 크다. 전에 고흐를 맡았을 때는 고흐 자체보다 배우 이준혁이라는 사람이 느낀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많이 비워서인지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다. 지방투어에서 숙소에 ‘별이 빛나는 밤에’ 액자가 있었다. 그 그림을 보면서 ‘사람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고흐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 2인극이기 때문에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할 듯하다.

배우들마다 호흡이 다 각양각색 다르다. 박유덕은 나보다 어른스러운 동생이라 의지가 굉장히 많이 된다. 실제 테오처럼 내가 철없이 굴어도 받아들여준다. 파트너로서 영원히 만나고 싶은 배우다. 박정원은 ‘츤데레’처럼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특유의 감성이 잘통한다. 황민수는 굉장히 솔직하다. 자신이 느껴지는 대로 표현을 바로 하니까 편안함이 느껴진다. 송유택은 정말 형만 바라보는 동생같다. 그래서 더 챙겨주고 싶은 동생이다. 네 명의 보이스와 감성이 다 달라 상대 배우에 따라 목소리 톤을 맞춰 노래한다. 그래서 매번 다른 빈센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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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혁.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 관객들에게 깊이있는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11일이 데뷔 17주년이었다. 그런데도 아직 멀었다. 하면 할수록 어려워진다. 물론 연기나 노래, 테크닉이 무대에서 농익어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어쩌면 멋모르고 덤비던 신인 때가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덤비기 보다 오히려 비워두고 시작한다. 하지만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초심은 같다. 안주하지 않고 오래 좋은 배우로 남고 싶다.

- 배우로서 느끼는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인가.

다양함이다. 무대위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할 수있다. 어떤 배역이든 인물을 구체화시켜서 무대에서 섰을 때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얼마전 몸이 아팠는데 무대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니까 아픈 게 나았다.

- 넘버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무얼까.

‘끝나지 않는 고통’으로 고갱에게 가지 말라고 하는 넘버다. 그 곡을 가장 좋아한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애절하고 간절하다. ‘나 너무 불안해. 마지막으로 가졌던 희망이 사라질까봐’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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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한 장면. 제공|HJ컬쳐

- 고흐 그림 중 좋아하는 그림은.

‘별이 빛나는 밤에’를 좋아한다. 아름다우면서도 외로워보인다. 그 그림이 고흐라는 인물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다. 어떻게 그런 정신 상태에서도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싶다. 그래서 고흐라는 인물에 대해 연민이 느껴진다.

- 어떤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오기 바라나.

이 뮤지컬은 내가 생각하기에 ‘위로’인 것 같다.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은 분들이 많이 보러 오시면 좋겠다. 각박한 현실에 치였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보시면 좋다. 고흐와 테오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나도 공연하면서도 굉장히 큰 위로를 받고 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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