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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팀 정신적 구심점 대우는 어떻게 해줘야 할까?’
2019 KBO 프로야구 통합우승팀 두산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예고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팀의 주장이었던 FA 오재원(34)과의 협상이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과의 FA 협상에 대해 “팀의 주장으로서 공헌도와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해 예우하며 접근하겠다”고 협상 원칙을 밝혔다. 일반적인 FA 협상은 전력 보강 효과와 성적에 대한 기대치 등을 합쳐 몸값을 산정한다. 그런데 팀의 구심점 역할로 먼저 접근하겠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어 몸값은 어떤 수준으로 귀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오재원은 올시즌 98경기에 출전해 204타석 177타수 29안타 타율 0.164에 그쳤다. 극도의 타격부진 끝에 내야 백업요원 역할에 머물렀다.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FA 계약을 논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물론 올 한 해 부진하기는 했지만 2루수로서 수비능력과 기동력 등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지난 4년간 타격 성적은 0.272~0.237~0.313~ 0.16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만큼 활약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내년 35살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타격감 회복을 낙관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성적 부진의 와중에도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팀의 통합우승에 디딤돌 역할을 했다. 김태형 감독도 우승 직후 오재원에 대해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표현할 정도였다. 어찌 보면 무형의 공헌도는 타율 몇푼을 더 끌어올리는 것보다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정신적인 기여, 무형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가 쉽지 않다. 오재원은 2015시즌이 끝난 후 4년간 총액 38억원(옵션 4억원)에 계약했고, 계약이 종료돼 다시 FA신청을 했다. 올시즌 받은 순수연봉은 5억5000만원이다. 만약 FA 계약이 아니라 일반 연봉 협상이라면 당연히 삭감 폭은 클 수 밖에 없다. 금액 산정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19일 KT와 재계약한 FA 유한준(38)이 간접 비교가 될 수는 있다. 유한준은 KT와 2년간 총액 20억원(2년 연봉 10억원+계약금 8억원+ 옵선 2억원)에 계약했다.
유한준은 4년 FA계약이 끝나 재자격을 취득했다는 점과, 팀의 주장으로서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한 것까지 오재원과 닮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유한준은 외야수에 내년이면 만 39살로 이듬해엔 불혹의 나이가 된다. 반면 오재원은 내야수에 내년 35살로 나이가 4살 어리다. 하지만 올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나이를 따질 상황은 아니다. 유한준은 시즌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7(9위)에 61득점 86타점을 활약하며 KT를 창단 이후 최고순위(6위)로 올려놓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유한준은 4년전 KT와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 4년간 타율 0.336(14홈런)~0.306(13홈런)~0.339(20홈런)~0.317(14홈런)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후년이면 불혹이 되는 나이를 감안해 계약기간과 총액 모두 줄어들었다.
두산은 20일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오재원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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