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류스타처럼…中관광객 대부분이 성형 시술 희망치아 스케일링·미백 등 치료도 인기서비스 품질 높아 재방문 의사 많아·환자 ‘안전’이 최우선부작용 발생률 제로…사후관리 필수각 국 전담 통역·코디네이터도 운용정부, 관련 제도 마련해 경쟁력 높여
미니쉬
JK성형외과에서 미니쉬 치과로 이동해 의료관광을 체험 중인 중국인 관광객들과 병원 관계자들의 모습. 사진|양미정 기자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중국에서도 요즘 미용과 관련된 치과 치료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의 얼굴을 동경해 비싼 항공권을 끊어 먼 길까지 방문하는 친구들이 늘고 있어요.”

지난 8일 오후 2시 의료관광 차 한국에 방문했다는 중국인 관광객 렁링(25·여) 씨는 북경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 걸려 날아왔다. 한국 의사에게 한국형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다. 한류와 K팝 스타를 동경하는 외국인들은 이제 한국 사람과 같은 얼굴을 갖기 위해 ‘의료관광’이라는 이름의 문화를 즐기고 있다.

이날 성형외과가 즐비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JK성형외과에는 의료관광 스케줄을 소화하는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40여명은 JK성형외과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병원이 어떤 곳인지 파악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이곳에서 의료 서비스를 희망하는 사람은 문진표를 작성한 뒤 코디네이터와의 상담을 거쳐 필러·보톡스 등 간단한 시술 여부를 결정했다. JK성형외과 코디네이터는 “장시간 소요되는 성형외과 수술을 원하는 관광객은 여행 일정을 다시 잡고 한국에 재방문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 성형외과에 거는 기대치는 생각 외로 높았다. 40여명 중 남성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중국인들은 모두 시술을 희망했다. 그 중 다수는 한국 제약회사에서 만든 필러·보톡스 제제를 선택했다. 의료 기술을 넘어 제약업계의 한류열풍도 거세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KakaoTalk_20190816_112216539
미시쉬치과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마련한 세미나와 만찬 행사.

그렇게 1시간 반이 흘렀다. 성형외과 시술 일정을 마친 이들은 10분 가량 버스를 타고 서울 논현동 소재의 미니쉬치과로 이동했다. 앞니치료 전문 대형 치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미니쉬치과병원은 14층짜리 빌딩 한 동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치과 치료를 희망한다는 쉬에만(30) 씨는 “중국에서 라미네이트 등 미용 관련 치과 시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데, 미니쉬 치료는 건강과 미용을 다 잡을 수 있는 시술이라 해서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미니쉬 치료는 하루 만에 모든 진료가 가능해 해외 환자 입장에서 일정상 부담이 없다.

북경에서 온 훙쿤(28) 씨는 “이번 방문을 통해 예상보다 더욱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의료관광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한국의 멋(패션·뷰티)과 맛(음식) 또한 접할 수 있어 일석다조(一石多鳥)”라고 감탄했다. 또 다른 관광객 딴시(38·가명) 씨는 “의료서비스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여행을 온 기분”이라며 “생각보다 한국의 서비스 품질이 너무 높아 놀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싶다”고 극찬했다.

기자가 동행 취재하며 느낀 바, 한국형 의료관광에 대한 외국인들의 기대치와 관심도는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병원 측에서 보장해야 할 점도 있다. 무엇보다 안전을 보증하기 위해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이날 일정을 준비한 의료 코디네이터는 “중국 관광객의 경우 경제 수준과 기대치가 높으며 먼 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부작용 발생률이 제로(0)에 가까워야 한다”며 “같은 수술을 해도 실력이 뛰어난 의료진을 갖췄으며 보증보험가입을 통해 사후관리(AS)를 실시할 수 있는 병원으로 일정을 짠다”고 전했다.

이번 의료관광을 유치한 에이전시 뷰티스페이스는 건강검진·성형외과·산부인과·비뇨기과·안과·치과·피부과 시술을 원하는 중국인관광객의 니즈를 고려해 여행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 및 의료관광 지정 기업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의료관광을 유치할 수 있다. 뷰티스페이스는 중국·미국·일본·러시아 환자의 전담 통역은 물론 코디네이터를 운용 중이다.

심경아 뷰티스페이스 대표는 “우리를 통해 한국에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은 한국 의사와 영상통화로 먼저 상담을 진행한 뒤 수술비의 20%를 계약금으로 걸고 한국에서 2차 상담 후 수술을 진행한다”고 절차를 설명했다. 관광객들은 의료 서비스와 함께 적당한 휴식과 관광을 즐긴 뒤 중국으로 돌아가 전담 의료코디네이터로부터 지속적인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는다.

뷰티스페이스를 비롯한 에이전시, 정부, 한국 의료계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의료관광에 있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13일 의료관광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은 뛰어난 의료 수준, 정부의 노력과 지원, 다양한 볼거리·먹거리를 지닌 국가”라며 “이로 인해 국제의료관광박람회에서 한국의 의료관광 서비스는 전 세계 상위 5%에 속한다고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실제로 지난 10년간 유치 기관 등록, 의료사고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등 관련 제도를 마련했다. 이후 마음 놓고 의료관광을 오는 외국인들 수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한일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최근까지도 일본인들은 거리낌 없이 한국에 의료관광을 오고 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KakaoTalk_20190816_112230894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 의료관광이 앞으로도 계속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의료관광을 선호하는 몇몇 나라에 의존하기에는 국제정세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병집 뷰티스페이스 본부장은 “러시아 관광객의 경우 루블의 화폐가치가 3분의 1로 하락하면서 발길이 끊겼으며, 재작년에는 사드 여파로 인해 중국인 환자가 20% 가량 감소하기도 했다”며 “한국형 의료관광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처럼 다양한 나라의 의료 관광객에게 맞춤식 관광 콘텐츠를 제공하는 에이전시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certai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