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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가산업단지 물산업클러스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수처리용 멤브레인 공장’ 전경. 제공|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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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가산업단지 물산업클러스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수처리용 멤브레인 공장’ 전경. 제공|롯데케미칼

[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롯데케미칼이 수처리사업으로 이윤 확보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 공략한다.

롯데케미칼은 자사의 홈페이지에서도 수처리사업을 이미 ‘메가트렌드(Mega Trend; 사회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로 소개하고 있을 만큼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화학업체들이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사업 다각화,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롯데케미칼은 수처리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해 이윤 창출을 노리는 동시에, 오·폐수를 재이용하는 사업 특성상 친환경 가치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의도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1년 대전 대덕연구소에서 수처리사업조직을 구성해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삼성SDI의 수처리사업 연구개발 시설을 2015년 인수하며, 삼성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과 롯데케미칼이 자체적으로 진행해온던 연구를 결합해 자체 수처리 분리막 ‘멤브리오(MEMBRIO)’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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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구 수처리용 멤브레인 공장에서 직원이 수처리 멤브레인이 장착된 카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제공|롯데케미칼

수처리 분리막은 정수나 하수·폐수 처리 시 물 안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반투과성 필터다. 롯데케미칼이 개발한 멤브리오는 보강재를 적용해 뛰어난 강도를 가지는 동시에 특수 소재를 적용해 우수한 내화학성, 내오염성을 보유해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롯데케미칼은 대구 물클러스산업단지 내에 관련 시설 준공을 완료하고 지난해 하반기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분까지만해도 상대적으로 기초소재 분야에 높은 비중을 싣고 있어 LG화학의 사업 다각화 노력과 비교되던 측면이 있었다. 롯데케미칼이 올 2분기 화학분야 1위를 수성한 데 대해 한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LG화학을 포함한 화학사들이 기초 소재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R&D(연구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롯데케미칼의 다변화 노력은 장기적 측면에서 필수적이며 긍정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

수처리사업에서는 담보되지 않는 수익성이 꾸준히 취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세계 물 1위 시장 대비 우리나라 시장 규모가 10% 수준으로 현저히 작고, 실제 롯데케미칼도 수처리사업부 수익은 현재까지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수처리사업은 수익성이 미리 계산되지 않는 분야다. 시설 건립 시 함께 사업이 펼쳐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익을 거두기 위해선 별도의 영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 액수도 아직은 책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수처리사업은 수익성만으로 말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환경과 관련 깊은 산업의 특성상 환경과의 조화를 생각하는 화학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노력이라는 뜻이다. 그는 “롯데케미칼은 수처리분야를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유 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의 측면에서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수처리분야의 후발주자인 만큼 조직 내에 수처리연구팀(연구소)과 영업팀을 분리해 각개로 연구와 영업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취수를 위한 하·폐수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사측은 “아직은 사업 초기단계”라며 “인구증가, 도시화,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물 부족 현상에 물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시대적 흐름을 놓치지 않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hrle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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