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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윙어 남준재가 11일 제주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정다워기자

[서귀포=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우여곡절 끝에 제주로 돌아온 남준재(31)는 다시 화살을 조준한다.

남준재는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1 20라운드 경기에서 제주 복귀전을 치렀다. 선발 출전해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하며 제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남준재는 트레이드 마크인 ‘화살 세리머니’로 귀환을 알렸다. 남준재는 2011~2012년을 제주에서 보냈다. 7년 만에 섬으로 돌아온 그는 첫 경기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남준재는 논란 끝에 트레이드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인천 주장으로 팬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선수라 파장이 컸다. 11일 제주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남준재는 “여전히 많은 생각이 들지만 이제 저도 서른살을 넘은 베테랑이다. 여러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제주도 사정이 좋지 않은데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뿐이다. 첫 경기에서 골을 넣고 승리해 기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제가 제주 상승세의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011년 제주의 남준재는 24세의 어린 청년이었지만 지금의 남준재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남준재가 변한 만큼 제주도 다르게 다가온다. 그는 “사실 제 기억 속의 제주는 외롭고 심심한 곳이었다. 우울한 날이 더 많았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와 보니 정말 좋다. 클럽하우스에서 커피만 마셔도 기분 전환이 된다. 주변도 많이 달라졌다. 제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클럽하우스 주변에 아무 것도 없었는데 이제 아파트가 정말 많이 들어섰다. 제가 나이를 먹은 만큼 제주도 달라졌다. 그래도 좋은 예감이 든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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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이적한 남준재가 지난 10일 서울과 홈 경기에서 득점한 뒤 화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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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재가 인천 시절이던 지난 3월9일 경남과 홈 경기에서 득점한 뒤 화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갈 길은 멀다. 제주는 현재 10위에 머물고 있다. 11위 경남과 승점 14로 동률을 이루고 있고, 최하위 인천도 11점으로 3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인천에서 생존 경쟁을 자주 한 남준재의 경험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준재는 “훈련에서도 느꼈지만 경기장에 함께 나가보니 확실히 선수들 능력이 좋다. 팀에 오기 전에는 제주가 팀으로 묶이지 못한 것 같았는데 서울전에서는 확실히 선수들이 마음 먹고 잘했다. 우리의 방향성을 확인한 경기 같다. 매 경기 그렇게 잘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성을 봤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제 경험을 보태 제주에 어울리는 순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제주에는 권순형이나 박진포, 김동우 등 남준재보다 나이 많은 선수들이 있다. 인천에서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제주에서는 조금 더 편하게 축구에 집중할 수 있다. 남준재는 “서로 소통이 되니 정말 좋은 것 같다. 형들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최윤겸 감독님께서도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편하게 해주신다. 강등될 팀 분위기가 아니다. 경기력을 유지하며 자신감을 찾으면 금방 치고 올라갈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남준재는 다음달 18일 인천과의 원정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제주로 오는 비행기에서 세리머니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저의 정체성인만큼 고심 끝에 하기로 했는데 인천에서도 골을 넣으면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천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만큼 남준재라는 선수를 확실하게 보여드려야 한다고 본다. 그때만큼은 인천 팬을 위한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제 가슴 속에 인천은 늘 있을 것이다. 선수와 팬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의 관계다. 인천에서 박수를 받고 싶다. 그 경기 전까지 몸을 잘 만들겠다. 정말 잘하고 싶다”라며 친정을 향한 진심을 숨기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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