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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미국에서 활동하는 수지박 작가가 ‘럭키 데이즈’전을 28일부터 7월 11일까지 서울 부암동 에이라운지에서 연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드로잉을 중심으로 털실로 만든 설치작품 등이 시선을 모은다.

수지박 작가는 “저의 큰 주제는 나와의 대화다. 4년전 남편과 사별하면서 일기처럼 하루에 하나씩 드로잉을 그리기 시작해 지금은 500장이 넘었다. 우울한 마음이나 어렸을 때 이야기 같은 것들을 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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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작품. 제공|에이 라운지

드로잉에는 작가를 닮은 여성 캐릭터를 비롯해 어린왕자, 민화 속 호랑이, 헨리8세, 고흐, 외계인 등등 스토리가 가득한 그림들이 펼쳐져있다.

수지박 작가는 “‘어린왕자’ 책을 다시 읽었는데 ‘어린왕자’에 나오는 장미와 내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장미가 어린왕자에게 못되게 했듯 제 남편 역시 제게 헌신적인 사랑을 줬는데 그걸 당연하다고 여겼다. 남편이 별나라에서 잘있을까 상상하면서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우주와 연결되는 느낌이 들며 위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우주와 연결돼있다는 마음은 실타래 설치 작업에서도 드러난다. 빨간색실, 분홍색실은 어린 시절 종이컵 전화기 놀이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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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박 작가. 제공|에이 라운지

“실타래는 생명줄도 되고 종이컵 전화기 처럼 별나라에 있는 남편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그다. 수도꼭지에서 실타래가 쏟아져나오는 작업 역시 그리움을 드러낸다.

인스타를 통해서 작품을 공개하는데 미국은 물론 한국에 팬들이 생겼다. 그래미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된 한 재즈보컬리스트의 앨범 재킷을 그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한국에서 더 활발히 활동할 계획이라는 수지박 작가는 “드로잉을 하다보면 제 내면과 더 깊이 만나는 기분이 든다. 솔직하고 날 것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드로잉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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