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신예 정해나가 감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해나는 현재 방영중인 OCN ‘빙의’에서 여주인공 홍서정(고준희 분)의 친구 소희 역으로 ‘현실 친구’ 같은 친근한 캐릭터로 안방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빙의’는 영이 맑은 불량 형사 강필성(송새벽 분)과 강한 영적 기운을 가진 영매 홍서정이 사람의 몸에 빙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악한 영혼을 쫓는 영혼추적 스릴러물.

드라마가 전개됨에 따라 정해나도 남다른 스토리를 전개할까 궁금한데, 정해나는 “제가 얼굴을 호러인데, 드라마에서는 코믹담당이 됐다. 제작진이 좋게 봐주셨나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원래 이번 드라마에 없던 역이었다. 제작진에서 ‘오디션 때 너의 성격을 보고 캐스팅 하는 것’이라면서 ‘일상 생활의 정해나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한 역할 중 가장 밝은 역할이었다. 드라마는 몇개 안해봤지만, 가장 저다운 캐릭터를 (연기)한 것 같다”면서 “가장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하다가 금세 “그래도 가장 어려운 것도 이번이었던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너무 일상생활을 보여주듯 편하게 하려고 하니까 자칫 잘못하면 과할 것 같아서, 이게 나은건가 저게 나은건가 고민이 됐다”면서 “가장 편할 줄 알았는데, 가장 어려웠고, 가장 생각 없이 할 줄 알았는데, 가장 생각이 많아지더라”고 했다.

정해나는 “모든 신인들이 다 그렇지만, 신인이라 분량 욕심이 난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제가 이 드라마에서 쓰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었는데, 없다가 생긴 캐릭터라서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이 어울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을지언정 분량 욕심은 없었다. 대신에 선배들에게 많이 배워오자는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걸 배우는 현장이 됐을까. 그는 “구체적으로 딱 뭐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배우는건 제몫이라 선배들의 모습을 최대한 제가 흡수하려고 했다”며 수줍게 말했다. 뒤이어 “선배들이 본인들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신경쓸게 많을텐데, 나까지 신경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나도 앞으로 다른 사람들 잊지 않고 가야겠다는 감사하는 마음이 새삼든다. 현장에서 너무 감사했다”고 또 한번 감사의 마음을 이야기했다.

이렇듯 거듭 감사한 이야기를 하는 정해나는 “이번 드라마로 연기 스킬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한단계 성장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뷔 후 쉼없이 달려오다가 1년반을 쉬었다. 어떻게 쉬어야 좋은지 몰라서 그냥 지내다보니 마음이 우울해지더라. 그러다가 생각의 판을 바꾸자 결심하고 있는데 이 드라마에 캐스팅됐다. 그런 마음이니까 드라마에서 받는 에너지도 더 커지더라.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던 시기에 좋은 드라마를 하면서 그 에너지가 증폭됐다. 그때처럼 또 다시 쉬게 될때 ‘우울하지 않을거에요’라고 말하지 않을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때처럼 컨트롤 못하지는 않을 것 같다. 성장한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 더 커진다”고 했다.

정해나는 원래는 내성적이지만, 외향적일 것 같은 첫인상 때문에 성격을 바꾸려고 마음 먹었다고도 했다. “제가 상대방의 생각까지는 알지 못하니까, 내성적일 때는 ‘내가 다가가면 불편해하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다가가주길 바랄 수도 있다고 생각을 바꿔봤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고 내가 내비치면, 그들도 그들의 마음을 내비칠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의 판을 바꾸니까 성격도 조금씩 달라지더라.” 이어서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오해와 다툼이 교훈이 됐다고도 털어놓으면서 “엄마가 조금 여장부 스타일이다. 울고 들어오는 딸에게 ‘너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말하더라. 뒤에서는 속앓이를 했을텐데, 앞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런 시간들을 겪은 지금의 제 나이에 감사하다.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바뀔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데뷔작 이야기를 하다가도 또 다시 감사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는 정해나다. 그는 “공식적으로, 소속사에서는 2015년 KBS2 ‘발칙하게 고고’를 데뷔작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 제 마음 속으로는 대학교 시절 완전 단역으로 출연했던 KBS2 ‘학교2013’을 데뷔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역 앞으로 나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다녀야했는데 밤샘 촬영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날들이 많았다. 밤 늦게 차가 끊기고 어떻게 가야하지 할때 신혜선 언니랑 길은혜 언니가 집까지 데려다 주고 그랬다. 그때는 신혜선 언니도 직접 차를 운전해서 다닐때였다. 두사람이 신경을 많이 써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그런 정해나는 “두 사람이 곧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다. 그 드라마를 많이 응원해야겠다”며 싱긋 웃었다. 따뜻한 마음씨가 녹아나는 정해나의 말들이 앞으로 그의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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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