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는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수준 높은 외국인타자들의 가세로 모든 구단의 타선의 힘이 세졌고, 상대적으로 투수들의 수준 향상은 더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밖에 좁아진 듯한 스트라이크존, 박빙승부 등 타고투저현상에 대한 해석이 분분합니다. 어찌됐든 투수들 입장에서 ‘죽을 맛’인데요, 이번 주는 투수들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볼까요.

[SS포토] 실점 홍상삼 '준플의 악몽이...'
[스포츠서울] 지난해 10월 27일 잠실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렸다. 두산 홍상삼이 7회초 2사 폭투로 실점을 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13. 10. 27.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국내 투수들의 평균적인 제구력 수준은?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꼽히는 것은 제구력 입니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죠. 대다수 전문가들은 구속보다 제구력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 투수들의 전반적인 제구력은 어느 수준일까요? 최근 1990년대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한 투수출신 코치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의 기준을 밝혔는데, 생각보단 그리 수준이 높지 않습니다. 이 코치는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많지 않다. 국내 투수 중 제구력이 최정상급으로 꼽히는 선수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확률은 70%정도다. 30% 정도는 실투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보통 투수’들의 제구력 수준은 어느 정도 일까요? 이 코치는 “평균적으로 보통 투수들이 포수의 사인대로 공을 던지는 확률은 40%정도다. 40% 미만의 제구력을 가진 프로선수도 상당히 많다”고 귀띔했습니다. 정확한 데이터라기보다는 체감 수치이긴 하지만 팬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상당히 적죠? 이 말대로라면 타고투저현상이 나올 수 밖에 없네요.

이재학
[스포츠서울] NC 선발 이재학이 29일 마산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2014.04.29 창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카페 메뉴 ‘이재학’, 이름 바꿔?
마산구장 다이노스 카페 메뉴 중 ‘이재학(딸기주스)’이 있어요. 잘 알려진대로 NC 투수 이재학의 별명이 ‘딸기’라는 것에 착안해 메뉴 이름을 개발한 것이죠. 평소 이재학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얼굴이 자주 빨개져요. 그래서 딸기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래서 주스 ‘이재학’까지 등장했죠. 마산구장에 이재학이 등판할 때면, 이 주스를 반값에 맛볼 수 있어요. 맛도 좋아 홈팬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하지만 NC 구단 관계자는 최근 고민에 빠졌어요. 타 팀 팬들이 주스 ‘이재학’을 악용(?)해 말장난을 하기 때문인데요. NC 구단 관계자는 “(주스)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입니다. ‘역시 딸기는 갈아야 맛’이라며 놀리듯 얘기하는데…”라며 씁쓸하게 웃었어요.

[SS포토] SK 윤희상, 나 괜찮아요~
[스포츠서울] SK 선발 윤희상이 7일 문학 삼성전에서 투구를 준비하며 포수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윤희상은 지난달 25일 사직 롯데전서 타구에 낭심을 맞는 불의의 부상을 당했으며, 이날 경기에서는 낭심 보호대를 착용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2014.05.07.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윤희상과 김진우의 동병상련
지난 주에 등판한 선발 투수 중에 유난히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가 있었어요. 흔히 ‘센터’라고 하죠. SK 윤희상이 신체 중간에 위치한 중요한 그 부분의 부상을 딛고서, 7일 삼성을 상대로 복귀전을 가졌거든요. 가운데가 약간 불룩한 걸로 봐서 보호대를 차고 나온걸 알 수 있었죠. 투수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더 민감하다고 하는데, 윤희상은 이날 보호대에 아랑곳 하지 않고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어요. 경기 후 이물감이 없었냐고 물어보니, “자꾸 돌아가서…”라고 나름 불편함을 드러냈어요. 우완투수의 경우 투구하다 보면 모자가 왼쪽으로 점점 돌아가는데 그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보면 되죠. 하지만 그는 “불편해 벗고 싶지만 겁이 난다”면서 앞으로 낭심보호대를 계속 착용할 의사를 밝혔어요. 한편 KIA 김진우도 8일 2군에서 투구하다 타구에 급소를 맞았습니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다고 하는데, 그가 윤희상에게 향후 증상이 어떤지, 어떻게 몸관리를 해야하는지 전화할 지도 모르겠네요.

[SS포토]두산 니퍼트, 3승을 향해!
[스포츠서울]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4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니퍼트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4. 4. 22.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두산 니퍼트 “불펜, 오늘 쉬어!”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지난 10일 잠실 삼성전에서 이번 시즌 프로야구 첫 완투승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최근 들어 프로야구에 워낙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한 탓에 니퍼트의 완투승은 그 의미가 더 컸는데요. 두산 송일수 감독은 “원래 8회 이후에 니퍼트를 내리고 불펜투수를 투입할 예정이었는데 니퍼트 본인이 ‘불펜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며 9회에 등판하기를 원했다”고 전하더군요. 두산의 선발투수들이 최근 일찍 무너진 경기가 많아 불펜투수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니퍼트의 완투는 팀 운영에 큰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고 할 수 있죠. 투수전을 보기 힘든 요즘 불펜투수의 부담이 점점 더 가중되고 있어 니퍼트도 안타까웠나봅니다. 마음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8회까지 투구수가 103개에 그칠만한 실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요.

체육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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