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황교익은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음식 전문 작가이다. (중략)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불고기의 어원, 멸치육수의 이식, 한정식의 탄생 등 일부에서 문제를 삼은 것에 대해 반박하며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이 이 익명의 악플러가 올린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며 우려한 후 언론 종사자에게 “익명의 악플러가 쓴 글은 기사로 다루지 마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앞서 황교익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겨냥하는 듯한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황지난 1일 페이스북에 ‘백종원의 골목식당’ 중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 장면을 캡처해서 게재,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나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황교익이 글을 남기자 일부 네티즌들은 꾸준히 제기되던 의혹을 제기하며 tvN ‘수요미식회’ 하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방송 하차 요구에 황교익은 재차 글을 올리며 왜곡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황교익은 과거에도 백종원이 출연한 방송을 두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SNS를 통해 백종원의 설탕 레시피를 언급하며 “백종원을 디스하는 것이 아니다. 설탕 처발라서 팔든 먹든 그건 자유다. 욕할 것도 없다. 문제는 방송”이라며 “아무 음식에나 설탕 처바르면서 괜찮다고 방송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 따지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이하 페이스북 전문>

나는 음식 전문 작가이다. 내 글과 말은 실명으로 공개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전달된다. 방송과 신문, 잡지, 포털 등이 내 공개 무대이다. 내 말과 글은 따라서 내 전문 영역의 다른 작가와 연구자 등에게도 직접 전달이 된다.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 말과 글은 해당 전문 인력에 의해 수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말과 글에 오류가 있으면 즉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데, 전문 작가들이면 나와 사정이 똑같다.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

불고기의 어원, 멸치육수의 이식, 한정식의 탄생 등등 한국음식문화와 관련한 말과 글을 나는 수도 없이 뱉었고 또 썼다. 내 말과 글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 전문 작가와 연구자 들도 수없이 많다. 그들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가 한 말과 글에 대해 오류를 지적한 적이 없다. 이 판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허튼소리하면 금방 씹히고 뒤로 밀려난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다.

근래에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내 말과 글이 오류투성이라는 것이다. 내용을 보니 중졸 정도 지적 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를 내버려두었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인데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자와 전문 지식을 두고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일부 언론이 이 익명의 악플러가 올린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 가짜 정보를 공식화하여 내 신뢰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실망하고 있다. 실명의 전문 작가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한 말과 글에 대해 익명의 악플러가 던진 가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의심과 불신의 기사를 쓴다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공개된 지식시장에 똥물을 끼얹는 짓이다.

언론 종사자에게 당부한다. 익명의 악플러가 쓴 글은 기사로 다루지 마라. 그러는 순간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라 할 수 없다. 악플러일 뿐이다. 언론에서 익명으로 기사를 다루는 것은 취재원의 신분이 노출되면 취재원이 여러 불이익이 당할 수 있을 때뿐이다. 이도 기자가 익명 취재원의 신상을 확인한 상태였을 때에나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가짜 정보를 뿌리고 이를 다시 언론에 올리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가짜뉴스’가 그런 것이다. 언론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기자는 악플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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