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루이스 히메네스(32)와 한화 펠릭스 피에(28)가 대전에서 만났다. 비로 무산된 29일 대전 경기에 앞서 둘은 진한 인사를 나눴다. 피에가 큰 덩치의 히메네스에 안겼다. 우천 취소 결정 뒤에도 피에는 히메네스에게 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히메네스는 “피에는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잘 알던 친구다”라고 말했다. 히메네스는 29일까지 15경기에서 타율 0.418, 23안타(5홈런), 16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피에 역시 21경기에 나서 타율 0.333, 27안타(2홈런), 20타점을 기록 중이다.
롯데 팬들은 히메네스의 등장에 열광하고 있다. 피에도 한화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롯데에서, 한화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는 외국인 타자끼리 만났다. 게다가 둘은 절친한 사이다. 30일 대전구장에서 다시 만난 둘은 경기 시작과 함께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눴다.
|
◇야구에 우정은 없다!
히메네스는 역시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쪽으로 힘껏 당겨쳤지만, 수비시프트로 한화 2루수 정근우 글러브에 타구가 빨려 들어갔다. 3회에는 볼넷을 골라나갔다. 4-0으로 앞선 3회 1사 1,3루에서 선 두 번째 타석에선 한화 선발 케일럽 클레이가 히메네스를 너무 의식했다. 낮게 공을 떨어뜨리려다 보니 폭투가 나왔다. 히메네스 효과였다. 히메네스는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기회로 이어졌고, 이후 박종윤 땅볼 때 롯데는 1점을 더 냈다. 5회 1사에 들어선 세 번째 타석에선 상대 수비시프트를 무너뜨렸다. 밀어쳐 좌익수 방면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 전 프리배팅 때 타격케이지에서 의식적으로 밀어치는 연습을 한 결과다. 하지만 7회 1사에서 들어선 타석에선 친구에 당했다. 중견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피에가 펜스에 부딪히며 타구를 낚아챘다. 히메네스는 고개를 숙였다.
피에는 1회 2사 1,2루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3회 1사 만루에선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팀의 첫 득점을 끌어냈다. 5회 1사 1,2루에선 롯데 2루수 정훈의 호수비에 걸렸지만, 7회 1사에 들어선 네 번째 타석에선 정훈의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후 최진행 타석 때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거포형인 히메네스와 달리 호타준족인 자신의 장점을 살린 것이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했다. 더 아쉬운 것은 8회였다. 4-5까지 쫓아간 2사 1,3루에서 연이어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모두 우익선상을 벗어나 파울이 됐다. 결국 삼진을 당하며 동점 내지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
◇‘1+1’ 효과 못 본 한화
한화 김응룡 감독은 불규칙적인 경기 일정에 불만을 표출했다. 한화는 4일 휴식 후 3일 경기를 하고 또 4일 휴식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29일 경기까지 비로 취소됐다. 11일 동안 2경기만 치른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던질 투수들이 많다. 서로 던지겠다고 한다. 1이닝씩 나눠 던지라고 할까”라고 농담섞인 말을 했다. 이미 불규칙한 경기 일정으로 선발로테이션상 긴 휴식일 탓에 등판할 수 없는 선발투수 송창현을 ‘1+1(선발급 투수를 1경기에 2명 이어 던지게 하는 것)’로 쓸 뜻을 밝혔다.
송창현을 쓰지 않고 이기는 게 더 좋은 시나리오지만, 클레이가 3회를 못 채우고 강판됐다. 클레이 대신 예정대로 송창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 감독은 일찍 움직였다. 선발 클레이가 2회 박종윤에 홈런을 맞고 1점을 내준 뒤 3회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송창현을 구원등판시킨 것이다. 5회 1사 1,2루에선 이태양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마운드보다 타선이 답답했다. 롯데 선발 쉐인 유먼은 5이닝(2실점) 동안 98구나 던졌고, 제구가 흔들렸다. 올시즌 가장 불안한 피칭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거의 매 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대량득점에 실패했다. 4회를 제외하면 7회까지 최소 2루까지 주자가 나갔다. 하지만 한화는 7회까지 2점에 그쳤다. 득점 기회 무산 때마다 김 감독은 어이없다는 듯, 때로는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들지 못했다. 8회 2사 후 2점을 쫓아가는 뒷심을 발휘하긴 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대전 |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SS포토]'우리는 말이 통하는 친구!'](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wyzmob/timg/l/20140430/l_2014043001001398300086461.jpg)
![[SS포토]한화 김응룡 감독, '경기가 시작되길...'](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wyzmob/timg/l/20140430/l_201404300100139830008646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