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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눈물, 눈물, 그리고 또 눈물.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26·토트넘)은 태극마크를 달고 뛴 주요 경기에서 눈물을 자주 보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이 끝난 후 대성통곡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게 시작이었다. 이후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8강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하고도 온두라스에 패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고도 득점에 실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병역 문제가 걸린 경기였다는 점에서도 충격이 컸다.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서 패해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드레싱룸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본 그는 오열하며 슬퍼했고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손흥민은 다시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이다. 한국은 한국시간으로 9월1일 오후 8시30분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이 한 경기에 손흥민의 미래가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금메달을 따면 기초군사훈련만 받고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기성용이나 구자철, 이재성, 김진수, 김영권 등은 모두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통해 혜택을 받았다. 큰 걸림돌 없이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배경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 입장에선 누구보다 금메달이 필요하다.
29일 준결승 베트남과의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손흥민은 “지금까지 중요한 경기에서 제가 슬픈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며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스스로도 지금까지 결정적인 순간에 보인 눈물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번에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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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말한 좋은 소식은 금메달 획득도 그 자체도 있지만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축구팬들이 손흥민의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토트넘에서 중요한 선수로 활약 중인 그의 커리어가 이대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터무니 없지만 손흥민의 면제를 바라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가기도 한다. ‘대신 군대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비단 국내 이슈만은 아니다. 유럽은 물론이고 아시아, 북미 등 온 세계 외신이 손흥민의 병역 문제를 다룰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베트남 일부 팬들이 손흥민이 군복을 입은 사진을 합성해 ‘손흥민은 군대에 간다’는 피켓을 들고 나타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의 한 기자는 “손흥민은 군대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손흥민의 군대 문제는 전 세계의 관심사가 됐다.
인도네시아 교민을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이 결승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이기 때문에 수천 명이 모여 응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은 손흥민의 눈물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우는 모습을 봐야 한다면 기쁨의 눈물이길 바랄 게 분명하다. 딱 한 경기가 남았다. 손흥민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특유의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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